펩트론 릴리 기술평가: 시한은 10월 7일, 상반기 매출은 34억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의 최대 시한이 2026년 10월 7일(수)인데, 펩트론 2026년 상반기 매출은 34억 1,100만 원이고 영업손실은 137억 2,700만 원이다. 손실이 매출의 네 배를 넘는다는 뜻이고, 4~6월만 떼면 다섯 배 반이다. 시장의 시선이 전부 릴리 공시 한 건에 쏠려 있는 동안, 나는 그 2년 동안 회사 손익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먼저 이어 붙여 봤다.
다들 「본계약이 나오느냐」만 묻는다. 그 질문은 맞다. 다만 그 답이 무엇이든 다음 날 아침에 회사가 버는 돈이 바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비독점 평가 계약은 계약금이 공개된 적이 없고, 기술평가가 끝나도 그게 곧 매출로 잡히는 구조인지조차 공시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이번 일지에서 보는 것은 시한 그 자체보다, 시한까지 쌓인 손익의 방향이다.

목차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 10월 7일은 무엇의 끝인가
계약 내용부터 다시 적는다. 펩트론은 2024년 10월 7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자사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릴리의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해 보는 기술평가 계약을 맺었다. 형태는 비독점 라이선스다(히트뉴스, 2025년 12월 2일).
2025년 12월 초 회사는 평가 종료 시점이 당초 예상한 약 14개월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알렸고, 양사가 특정 펩타이드의 스마트데포 제형에 대해 생체 내 실험을 더 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 공시로 평가 기간은 「최대 2026년 10월 7일까지」가 됐다. 발표 당일 애프터마켓에서 주가는 18% 급락했다(팜이데일리).
여기서 내가 짚는 것은 「최대」라는 단어다. 10월 7일은 평가가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하는 날이 아니라 계약서가 허용한 가장 늦은 날이다. 시한 전에 끝날 수도, 시한에 맞춰 조용히 종료될 수도, 다른 계약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공시가 확인해 준 것은 기간의 끝뿐이고 그 뒤에 오는 것은 비어 있다.
그리고 2026년 7월 9일, 최호일 대표가 대전의 한 바이오 포럼에서 릴리와는 전혀 다른 펩타이드 제형을 개발 중이며 터제파타이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데일리, 7월 9일). 그날 애프터마켓부터 주가가 무너졌고, 이튿날 정규장에서 하한가 11만 1,600원으로 마감했다(머니투데이 7월 11일 보도). 회사는 2023년 물질이전계약으로 한 터제파타이드 평가는 끝났고, 2024년 10월 계약은 비만·당뇨와 중추신경계 후속 물질 여러 개를 함께 연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2026년 10월 8일 덧붙임: 펩트론은 10월 7일 회사 홈페이지 공지로 릴리와의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기간이 종료됐고 후속 상업화 계약은 체결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회사는 「기술평가 종료가 향후 사업화 협력 가능성의 종료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후속 협력의 방식과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한국경제, 10월 7일). 같은 날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주가는 오후 5시 25분 기준 9만 1,500원으로 정규장 종가보다 29.94% 낮았다(더바이오, 10월 7일). 본계약 경로는 이번 시한에서 열리지 않았으므로, 내가 계속 보는 것은 아래 세 가지 확인 항목 중 손실·현금·오송2공장 숫자다.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 2년, 손익표가 간 방향
평가 계약이 걸려 있던 기간의 손익을 DART 별도 기준으로 이어 봤다. 숫자는 단일 기간 기준이고, 2025년 4~6월과 2026년 4~6월은 누적에서 앞 기간을 뺀 수치다.
| 기간 | 매출(억 원) | 영업손실(억 원) | 손실 ÷ 매출(배) |
|---|---|---|---|
| 2024년 연간 | 31.52 | 165.28 | 5.2 |
| 2025년 연간 | 56.34 | 212.58 | 3.8 |
| 2025년 4~6월 | 14.25 | 49.79 | 3.5 |
| 2026년 1~3월 | 19.66 | 57.79 | 2.9 |
| 2026년 4~6월 | 14.45 | 79.48 | 5.5 |
출처: DART 사업보고서·분기·반기보고서(별도), LUXRIX 재무 시계열(DART 원문 기반) | 기준: 2026년 6월 30일 | 손실 ÷ 매출은 내 계산
표에서 내가 가장 오래 본 줄은 마지막 줄이다. 2026년 1~3월 매출 19억 6,600만 원은 2024년 이후 3개월 단위 매출로 가장 컸고, 손실 배수 2.9배는 표에 실은 다섯 기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런데 바로 다음 4~6월에 매출은 14억 4,500만 원으로 내려가고 영업손실은 79.48억 원으로 커졌다. 1년 전 같은 4~6월과 견주면 매출은 1.4% 늘었는데 영업손실은 59.6% 늘었다.
공정하게 적자면 2년 전보다 나아진 숫자도 있다. 표에 넣지 않은 2024년 1~3월에는 매출 4억 7,700만 원에 영업손실 40억 3,800만 원으로 손실이 매출의 8.5배였다. 그 사이 3개월 매출은 약 3배가 됐고 3개월 영업손실은 약 2배가 됐다(2026년 4~6월과 견준 내 계산). 배수만 보면 개선이다. 하지만 손실의 절대 크기는 커졌고, 직전 1~3월에 내려갔던 배수가 4~6월에 다시 올라갔다. 개선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모양은 아직 아니다.
상반기를 합치면 매출은 12%, 손실은 47% 늘었다
2026년 1~6월 누적으로 보면 매출 34억 1,100만 원은 전년 같은 기간 30억 4,500만 원보다 12.0% 많다. 영업손실 137억 2,700만 원은 93억 3,200만 원보다 47.1% 많다(내 계산).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가 네 배쯤 빠르다는 뜻이다. 회사가 신공장 준비와 임상 신청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니 비용이 느는 이유 자체는 설명이 된다. 다만 그 설명이 손실 배수를 줄여 주지는 않는다.
상반기 하루 평균으로 바꾸면 영업손실이 약 7,600만 원씩 쌓였다(내 계산, 181일 기준). 이 숫자를 처음 계산했을 때 나는 계산기를 한 번 더 두드렸다. 작은 회사 손익표에서 흔히 보는 크기인데, 이 회사의 시가총액 앞에 놓으니 감각이 맞지 않았다.

매출 56억 원 위에 놓인 시가총액 3조 2,830억 원
10월 1일 종가 140,800원에 발행주식 23,317,246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약 3조 2,830억 원이다(내 계산). 2025년 연간 매출 56억 3,400만 원으로 나누면 약 583배다. LUXRIX 화면의 직전 4개 기간 기준 PSR도 586.68배로 거의 같은 크기를 보여 준다.
이 배수가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시장은 지금 매출로 이 회사를 평가하지 않는다. 루프원(전립선암·성조숙증 1개월 지속형 주사제) 한 품목이 가져오는 매출은 국내 시장 크기를 생각하면 천천히 커질 수밖에 없고, 시장이 가격을 매기는 대상은 스마트데포가 큰 회사의 약에 붙을 가능성 하나다. 그 가능성이 계약으로 굳어지면 배수는 의미를 잃고, 굳어지지 않으면 배수만 남는다.
플랫폼 기술을 큰 제약사에 넘긴 국내 회사가 실제로 어떤 숫자를 받았는지는 알테오젠 일지에서 따로 따져 봤다. 로열티율이 공개되는 순간 기대가 한 번에 조정되는 모습을 거기서 확인했다. 펩트론은 아직 그 단계 앞에 있다. 평가 계약에는 공개된 금액이 하나도 없고, 계약금조차 기사로 확인되지 않는다.
기술료가 들어온 뒤의 손익표가 어떻게 생기는지도 참고할 만하다. 유한양행은 2분기 영업이익의 96%가 라이선스 수익이었고, 그 가운데 반복되는 로열티는 일부였다. 계약이 나와도 손익표가 한 번에 바뀌기보다 일회성 수익과 반복 수익이 섞여 들어온다는 점을 나는 거기서 배웠다.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를 두고 주가가 먼저 움직인 날들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주가는 공시보다 말과 기대에 반응했다. 내가 확인한 날만 적는다.
- 7월 10일(금): 전날 대표 발언 뒤 하한가, 11만 1,600원. 직전 고점 39만 원(2025년 11월 20일, 머니투데이 보도)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 8월 3일(월): 상한가, 종가 166,100원(+29.97%). 기사는 「릴리 비만약 생산 확정」이 아니라 공급망 기대라고 짚었다(CBC뉴스).
- 9월 4일(금): 오송 제2공장 890억 원 투자 보도. 투자 종료일을 2028년 2월 15일로 두고, 상업생산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뉴스핌).
- 9월 22일(화): 11.90% 급락. 기사는 단일 원인을 공개 정보로 확정하기 어렵다고 적었다(잡포스트).
- 10월 1일(목): 140,800원으로 하루 6~7% 올랐다. 전일 종가가 화면마다 131,600~132,200원으로 갈려 폭을 하나로 적지 않는다.
다섯 날 가운데 회사 공시와 바로 이어지는 날은 9월 4일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발언, 해석, 막연한 기대였다. 이런 종목에서 하루 등락은 평가 결과의 신호가 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등락폭을 판단 근거로 쓰지 않기로 했다.
비독점이라는 단어를 처음엔 흘렸다
비독점 라이선스라는 표현을 나는 처음에 계약 형태를 설명하는 수식어 정도로 봤다. 큰 회사가 작은 회사 기술을 시험해 볼 때 흔히 붙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보니 이 단어가 이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릴리는 2025년 6월 다른 지속형 제형 회사와도 계약을 맺었고, 펩트론은 그 계약이 자사 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코리아바이오메드). 두 설명이 모두 사실이어도, 비독점이라는 구조는 릴리가 여러 기술을 나란히 놓고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생각을 하고 나서 주가 반응을 다시 보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한 회사의 성패가 상대 회사의 선택 하나에 걸려 있을 때, 그 선택지가 여러 개라는 사실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불리하다. 솔직히 이 점을 일찍 짚지 못한 것이 아쉽다.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를 낙관하는 시각의 근거
내 관망과 반대로 보는 시각의 근거도 가볍지 않다. 다섯 가지를 적는다.
- 평가가 끝나지 않고 연장됐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의 표시라는 해석이 있다. 회사는 추가 생체 내 실험에 양사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 회사가 공시한 계약 대상은 릴리의 「펩타이드 약물들」이다. 한 물질이 빠져도 다른 후속 물질이 남는다는 회사 해명과 이어진다.
- 자체 파이프라인도 움직인다. 8월 25일(화) 월 1회 세마글루타이드 PT403의 국내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했다. 건강한 성인 22명 대상이다(더바이오).
- 공장 시공사가 정해졌다. 9월 3일 GC녹십자이엠과 시공계약을 맺었고, 건축과 생산설비에 445억 원씩 배정했다.
- 회사 매출이 늘고 있다.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78.7% 늘었다(내 계산). 회사가 꼽는 성장 품목은 1개월 지속형 주사제 루프원이다.
다섯 근거 모두 나는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래도 관망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이 근거들 가운데 어느 것도 계약 조건, 즉 금액을 알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종목에 실명 증권사가 숫자를 붙인 2026년 추정치를 나는 기사에서 찾지 못했다. 포워드 추정치가 비어 있는 상태로 시한을 맞는다.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 뒤 내가 확인할 세 가지
내 관망이 틀렸다고 인정할 조건을 미리 적는다. 가장 먼저 답이 나오는 것부터 순서대로다.
- 10월 7일 전후 공시: 본계약이든 연장이든 종료든, 회사가 어떤 문구로 알리는지 본다. 계약금이나 마일스톤 금액이 한 줄이라도 공개되면 그때 손익 전망을 다시 세운다.
- 11월 16일(월) 3분기보고서: 7~9월 영업손실이 4~6월의 79.48억 원보다 작아졌는지 본다. 비용 증가 속도가 매출보다 빠른 흐름이 이어지면, 계약 결과와 별개로 내 관망은 길어진다.
- PT403 임상 1상 승인: 자체 비만 물질이 임상에 들어가면 릴리 한 곳에 걸린 구조가 조금 분산된다.
셋 가운데 첫 번째가 가장 빨리, 세 번째가 가장 늦게 답을 준다. 첫 번째가 긍정적으로 나와도 두 번째가 같은 방향을 가리켜야 나는 생각을 바꾼다. 계약 소식 하나로 손익 흐름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펩트론 릴리 기술평가 앞에서 나는 지켜보는 편에 선다
나는 시한 전까지 지켜본다. 기술이 나쁘다고 보는 것도, 계약이 안 된다고 보는 것도 아니다. 다만 결과를 모르는 공시 한 건에 시가총액 3조 원대를 맡기는 판단은, 손익표가 받쳐 주지 않는 지금 내 방식과 맞지 않는다.
강세로 기울 여지는 열어 둔다. 금액이 공개된 본계약이 나오고, 3분기 손실 흐름이 꺾이면 이 종목은 내 관찰 목록에서 재검토 목록으로 옮겨 간다. 그 두 사건이 같은 방향으로 겹치는 날이 오는지가 이 일지의 다음 기록이다.
시한이 지나도 남는 숫자
10월 7일이 지나면 기사 제목은 바뀐다. 그래도 4~6월 영업손실 79.48억 원은 그대로 남고, 다음 보고서의 같은 줄이 그 숫자를 넘는지 아닌지는 계약 소식과 상관없이 나온다. 나는 시한 당일의 등락보다 11월 중순에 나올 그 한 줄을 먼저 펼쳐 볼 생각이다.
본문의 가격·지표는 2026년 10월 1일 종가 기준이다. 종가는 키움 정규장 일봉의 140,800원을 썼고, 화면에 따라 140,700~140,900원으로 조금씩 달라 시가총액은 개략값으로 본다. 재무 수치는 DART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