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주가, 400만장 흥행 뒤엔 3,447억 청구서가 있다

크래프톤 주가를 보는 내 결론 세 줄. 나는 미보유다. 1분기 영업이익 5,616억은 진짜고, 서브노티카2 400만장도 진짜다. 그런데 그 흥행이 커질수록 같이 커지는 소송 청구서가 있고, 영업이익률은 1년 새 12%p 깎였다. 내 가중치의 절반은 8월 2분기 숫자에 실려 있다. 그 전까지는 지켜본다.

지난달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서브노티카2 평가 창을 한참 구경했다. 후속작 구매 버튼을 누를까 말까 하던 그 밤에, 정작 내 머리에 떠오른 건 게임이 아니라 크래프톤 주가였다. 이 게임, 잘 팔릴수록 회사가 옛 개발사 경영진에게 물어줄 돈이 커지는 구조라는 보도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흥행 뉴스와 소송 뉴스가 같은 게임에서 나온다. 이런 종목은 처음이라 솔직히 심사가 복잡했다.

그리고 6월 말부터 증권사 프리뷰가 줄줄이 나왔다.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일제히 넘는다는 전망, 목표가 줄상향. 주가는 저점에서 한 달 새 16% 올라와 24만원대다(키움 집계 기준). 지금이라도 따라 붙어야 하나. 나는 아직 아니라고 정리했고, 그 이유를 여기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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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주가를 되돌린 두 달 — 무엇이 바뀌었나

크래프톤 주가 반등을 이끈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서브노티카2는 얼리액세스 출시 5일 만에 400만 장이 팔렸다(이미지: 서브노티카2 공식 스크린샷, 스팀 상점)

올해 초의 크래프톤 주가는 차가웠다. 유진투자증권 정의훈 연구원은 1월 9일 리포트에서 목표가를 46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내렸는데, 근거가 아팠다. PUBG PC의 월평균 동시 접속자가 4분기 중 최저인 64만 명까지 내려왔고 모바일 중국 매출 순위도 밀렸다는 것. 당시 주가는 22만9,500원. 나는 그 리포트를 읽고 게임 섹터 전체를 관심 목록에서 접었다. 단일 IP 회사에서 그 IP의 트래픽이 꺾이면 답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 판단은 절반만 맞았다. 이후 벌어진 일을 순서대로 놓으면 이렇다. 2월 9일, 회사가 3년간 1조원 이상의 주주환원을 발표했다. 창사 첫 배당 도입(연 1,000억씩 3년), 자사주 7,000억원 이상 취득 후 전량 소각, 2월 10일부터 2,000억 규모 1차 취득 개시까지. 직전 3개년 환원액 6,930억 대비 44% 이상 커진 규모다(아주경제 2/9). 4월 30일에는 1분기 실적이 나왔다. 매출 1조3,714억, 영업이익 5,616억 — 둘 다 역대 최대 분기다(회사 발표). 작년 연간 영업이익 1조544억(키움 스크리닝 집계)의 53%를 석 달 만에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역산).

그리고 5월 15일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첫 12시간에 200만 장, 5일 만에 400만 장, 매출로 약 1,300억원이다(MTN 5/21). 유진 리포트가 짚었던 PUBG PC 트래픽도 되돌아왔다. 6월 30일 파이낸셜투데이가 정리한 증권가 프리뷰 기준으로 일간 최대 동시 접속이 80만에서 100만 명대로 회복됐다. 1월에 내가 접었던 논리의 전제가 두 개 다 뒤집힌 셈이다. 이 대목은 인정하고 가야 한다. 나는 트래픽 바닥을 못 읽었다.

크래프톤 주가의 엔진 — 1분기 5,616억과 2분기 컨센서스

지금 시장이 크래프톤 주가에 다시 값을 매기는 근거는 단순하다. 2분기가 컨센서스를 넘는다는 것. 숫자로 놓고 보면 이렇다.

다올 추정을 뜯어보면 재미있는 게 하나 나온다. 김혜영 연구원의 2분기 추정은 매출 1조2,969억으로 전년 대비 95.6% 증가, 영업이익 4,160억으로 69.1% 증가다(비즈니스포스트 7/1). 그런데 증가율 95.6%를 거꾸로 풀면 작년 2분기 매출이 6,600억대였다는 계산이 나온다(역산). 즉 이 화려한 성장률의 절반은 올해가 잘한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작년 2분기가 그만큼 낮았던 것이다. 작년 이맘때 이 회사는 2분기 부진에 주가가 빠지던 회사였다. 성장률에 취하기 전에 기저를 확인하는 건 이런 종목에서 특히 필요하다.

구분 2025 연간 2026 1분기 2026 2분기 전망
매출 3조3,266억 1조3,714억 컨센 1조1,200억
영업이익 1조544억 5,616억 컨센 3,208억
영업이익률 31.7% 41.0%(역산) 28.6%(컨센 기준 역산)
증권사 2분기 영업이익 추정 유안타 3,512억 · 교보 4,205억 · 하나 4,337억 (컨센 상회 전망)

출처: 회사 1분기 발표 · 2025 연간은 키움 스크리닝 집계 · 컨센서스와 증권사 추정은 파이낸셜투데이 6/30 정리 | 기준: 2026년 7월. 영업이익률 두 칸은 매출·영업이익으로 나눈 역산값.

목표가도 따라 올라왔다. 파이낸셜투데이 6/30 정리 기준으로 유안타 최지훈 38만원, 교보 김동우 39만원, 하나 이준호 46만원. 다올 김혜영 연구원은 7월 1일 리포트에서 39만원에 매수 의견, 게임 업종 최선호주를 유지하면서 8월 말 게임스컴에서 신작 5종이 공개되면 저평가가 풀릴 수 있다고 했다(비즈니스포스트 7/1). 실제로 회사는 6월 23일, 8월 26~30일 독일 쾰른 게임스컴에서 펍지 스튜디오 신작을 포함한 신작 5종 라인업을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금 주가 24만원대와 증권사 목표가 사이 괴리가 크다는 건 사실로 적어둔다. 다만 그 목표가들은 그들의 숫자다. 내 숫자는 아직 없다. 내 숫자는 8월에 만들어진다.

24만2,500원의 값 — 시장은 지금 얼마를 쳐주고 있나

키움 스크리닝 집계(7/24 기준)로 현재 값을 적어둔다. PER 15.7배(2025년 연간 EPS 기준), PBR 1.55배, ROE 10.6%. 52주 밴드는 19만9,300원~35만9,500원이고 지금 자리는 고점 대비 33% 아래, 저점 대비 22% 위다(거래소 데이터, 낙폭·반등폭은 역산). 외국인 보유는 43%대다. 여기서 한 가지 유혹을 적어둬야겠다. 1분기 영업이익 5,616억을 단순히 네 배 하면 연간 2조가 넘고, 그 가정이면 멀티플은 한 자릿수로 내려온다. 나는 이 환산을 쓰지 않는다. 1분기엔 얼리액세스 직전 PUBG 성수기 트래픽이 실렸고, 게임사 분기는 신작 캘린더에 따라 출렁이는 게 정상이라서다. 단순 연환산은 내가 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속이기 가장 좋은 계산이다.

주목: 첫 배당이라는 상징성과 별개로, 새 정책의 배당 연 1,000억은 시총 11조 기준 수익률 0.9% 안팎(역산)이다. 환원의 실탄은 배당이 아니라 자사주 7,000억 전량 소각 쪽에 있다.

크래프톤 주가의 반대편 — 내가 세는 청구서 석 장

여기서부터가 내가 아직 안 사는 이유다. 청구서 석 장을 순서대로 센다.

첫 장 — 흥행할수록 커지는 언아웃 청구서

서브노티카2 개발사 언노운월즈는 크래프톤이 2021년 5억 달러에 인수한 회사다. 인수 때 성과 조건부 추가 지급, 이른바 언아웃 계약이 붙었다. 그런데 크래프톤이 작년에 언노운월즈 경영진 3인을 해임했고, 전 경영진이 소송을 냈다. 올해 3월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이 전 경영진 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고(MTN 5/21), 한국경제 5/27 보도 기준으로 법원은 해임을 계약 위반으로 판단해 테드 길 CEO의 복귀를 명령했다. 이어 전 경영진 측 대리인 포티스 어드바이저스가 크래프톤에 3,447억7,5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한경 보도 기준 언아웃 상한은 2억5,000만 달러, 기준 매출 초과 1달러당 3.12달러를 지급하는 구조다.

구조를 다시 읽어 보면 묘하다. 400만 장 흥행 뉴스와 3,447억 청구 뉴스는 별개 기사가 아니라 같은 계약의 앞뒤다. 게임이 더 팔릴수록 초과 매출이 쌓이고 지급 부담도 커진다. MTN 5/21 계산으로는 상한액을 다 채우려면 현재 판매량에서 700만~1,200만 장이 더 팔려야 한다. 시장 일부는 이걸 순수 호재 기사와 순수 악재 기사로 나눠 소비하는데, 내 눈에는 한 줄기다. 물론 상한을 다 물어도 3,700억 안팎 — 시총 11조1,884억(발행주식 4,613만7,732주 × 24만2,500원 역산)의 3%대다. 회사가 무너질 돈은 아니다. 무서운 건 금액이 아니라, 이 회사 인수·통합 관리 능력에 법원이 남긴 기록이다.

하나 더 구분해 둘 게 있다. 이 지급은 성격상 인수 대금의 잔금에 가까운 일회성이다. 처음엔 나도 이 소송을 이익 체력 문제와 한 바구니에 넣고 봤는데, 다시 정리하니 둘은 다른 층이다. 언아웃은 상한이 정해진 과거 계약의 정산이고, 이익률 하락은 상한이 없는 현재진행형 구조다. 종목토론방에서는 소송 금액만 오르내리던데, 내가 진짜 지켜보는 쪽은 후자다. 참고로 한국경제는 이 분쟁을 “대표가 AI에 직원 해고 전략을 물었다가 3,500억을 물게 됐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소송 기록이 드러낸 의사결정 과정의 민낯 — 이런 게 멀티플에 남는 흉터다.

둘째 장 — 1년 새 12%p 깎인 이익률

블로터 7/9 분석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2024년 43.64%에서 2025년 31.70%로 내려왔다. 매출이 2.71조에서 3.33조로 커지는 동안 이익률이 12%p 가까이 깎인 것이다. 비용 쪽 사건들을 늘어놓으면 그림이 잡힌다. 작년 인수한 일본 ADK 연결에 따른 비용 부담(블로터 7/9), 작년 11월 창사 첫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디지털데일리 2025/11), AI 퍼스트를 내걸고 GPU에 1,000억을 투자한다는 계획(뉴스1). 방향 자체는 이해한다. 다만 이 비용 구조에서 2분기 영업이익률이 어디에 찍히는지가 내게는 흥행 몇 장보다 중요한 숫자다.

셋째 장 — 여전히 한 IP가 버는 회사

블로터 같은 분석이 짚는 구조 그대로, 1분기에도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가 1조원 넘게 벌었다. 2025년 매출의 82.3%가 아시아에서 나왔고 특정 대형 퍼블리셔 한 곳이 매출의 41.6%를 차지한다. 인도에서 2022년 BGMI 서비스가 중단됐던 전례 같은 규제 변수도 그 기사에 붙어 다닌다. 매출 3조를 넘긴 회사의 명줄이 여전히 IP 하나, 시장 한 축, 파트너 한 곳에 이 정도로 걸려 있다는 건,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멀티플이 뻗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래서 서브노티카2가 반가운 진짜 이유는 단기 매출 1,300억이 아니다. 이 편중을 처음으로 의미 있게 흔들 후보라는 데 있다. 슈팅이 아니라 탐험 장르고, 결제 구조도 모바일 아이템이 아니라 패키지 판매다. 여기에 게임스컴에서 공개될 신작 5종 — 회사 발표 기준 펍지 스튜디오 신작, 오픈월드 FPS ‘노 로우’, 택티컬 아레나 ‘프로젝트 제타’, 협동 어드벤처 ‘에이지 트위스터’, 다크 판타지 액션 RPG ‘타래: 언바운드’ — 이 뒤를 받친다. 다만 라인업 슬라이드와 실제 매출 기여는 다른 얘기다. 그 판정은 결국 8월 이후 판매 곡선이 낸다.

크래프톤 주가의 기반인 배틀그라운드 IP
1분기에도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매출이 1조원을 넘겼다(이미지: PUBG: 배틀그라운드 공식 스크린샷, 스팀 상점)

내가 그려보는 경로 셋

시나리오는 셋으로 갈라 놓고 확률은 내 의견으로 적는다.

경로 1 — 8월 이중 시험 통과 (내 확률 50%)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 3,208억을 넘어 증권사 추정 구간(3,512억~4,337억)에 안착하고, 게임스컴에서 펍지 스튜디오 신작이 실체를 보여주는 경로. PUBG 트래픽 회복이 유지된다는 전제다. 이 경우 멀티플 논쟁은 단일 IP 할인에서 멀티 IP 재평가로 옮겨가고, 상반기 고점이던 5월 초 28만8,500원(키움 5/6 리포트 당시 주가) 회복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된다. 증권가 프리뷰가 이미 이쪽에 서 있고, 솔직히 지금 데이터만 놓고 보면 나도 이 경로에 가장 많은 확률을 건다. 그래서 더 조심한다. 듣고 싶은 답과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가 제일 위험한 순간이라는 걸, 내 계좌가 몇 번 직접 가르쳐줬다.

경로 2 — 실적은 좋은데 이익률이 발목 (내 확률 30%)

매출은 나오는데 ADK·인건비·GPU 투자가 이익률을 계속 누르고, 언아웃 충당 이슈가 분기마다 따라붙는 경로. 여기에 유진 정의훈 연구원이 1월에 짚었던 트래픽 둔화가 재발하면 주가는 20만원대 박스로 돌아간다. 매출은 최대인데 이익이 줄고 주가는 눌렸던 작년의 반복이다.

경로 3 — 워스트 (내 확률 20%)

2분기 쇼크에 소송 확정액 상단, 인도·중국발 규제 변수까지 겹치는 경로. 이러면 52주 저점 19만9,300원(거래소 데이터)을 다시 시험할 것이다. 확률은 낮게 보지만 0으로 두지 않는 이유는, 이 회사 리스크는 실적이 아니라 항상 실적 바깥에서 왔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주가 언아웃 소송 구조 정리 다이어그램
서브노티카2 판매와 언아웃 지급 부담이 연동되는 구조(자체 제작 다이어그램)

크래프톤 주가 앞의 8월 — 내 기준점과 가중치

기준점 네 개를 놓고, 무게는 똑같이 나누지 않았다. 이유부터 적으면 — 게임스컴 발표는 기대감이고 소송은 상한이 있는 정산이지만, 2분기 숫자는 회복 서사 전체의 사실 확인이라서다. 하나만 검증돼도 나머지 셋의 해석이 전부 달라지는 기준점에는 무게를 더 실어야 한다고 본다.

절반의 무게는 8월 2분기 실적 하나에 실었다. 영업이익이 컨센 3,208억 위면 회복 서사가 숫자로 확정되는 것이고, 3,000억 아래로 미끄러지면 프리뷰 전체가 틀린 게 되므로 다른 세 기준점은 볼 것도 없이 가벼워진다. 나머지 절반을 셋이 나눈다. 게임스컴(8/26~30)에서는 신작 5종 중 펍지 스튜디오 신작의 실체 — 장르와 출시 창이 잡히는지를 본다. 언아웃 소송은 청구액 3,447억이 어떤 규모로 확정되고 어떻게 재무에 반영되는지 공시를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주주환원 집행 — 2월에 시작한 2,000억 1차 취득 이후 소각까지 약속대로 가는지다. 앞의 둘이 좋고 뒤의 둘이 무난하면 나는 미보유를 접고 들어간다. 반대로 최중량 기준점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 셋이 다 좋아도 나는 들어가지 않는다.

정리 — 나는 24만원대에서 따라 사지 않는다

선언해 두면 이렇다. 나는 크래프톤 주가를 관심 1군에 다시 올렸지만 미보유다. 1월에 트래픽 바닥을 못 읽고 접었던 실수를 인정했고, 그렇다고 16% 반등한 자리에서 프리뷰만 믿고 따라 붙는 것도 내 방식이 아니다. 회사가 벌어둔 것(1분기 5,616억), 물어줄 수 있는 것(청구서 상한 3,700억 안팎), 보여줘야 할 것(2분기 이익률과 신작 실체)이 전부 8월에 한 번에 계량된다. 그때 컨센 위의 숫자와 신작 실체가 같이 확인되면 들어가고, 아니면 이 글이 내 회피 근거로 남는다.

관련 일지: 네이버 주가 52주 신저가 — AI 공포를 계산했던 기록

참고한 자료: 크래프톤 1분기 실적 보도자료, 아주경제 — 3년 1조원 주주환원·첫 배당, 파이낸셜투데이 — 2분기 컨센서스 상회 전망, 한국경제 — 언아웃 분쟁과 3,447억 청구, 블로터 — 배그의 역설, 이익률과 편중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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