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젠알앤엠 자사주 매각: 한 번에 받은 돈이 쌓인 이익보다 컸다
- 2024년 12월 말 · 이익잉여금 403.5억 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합 292.7억 원
- 2025년 10월 20일 · 이사회가 자사주 100만 주 매각 결의, 대금 약 571억 원
- 2025년 12월 말 · 자기주식처분이익 448억 원 신규, 이익잉여금은 329.7억 원으로 감소
- 2026년 6월 말 ·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569.9억 원, 1~6월 영업현금 유출 60.86억 원
- 2026년 9월 23일(수) · 종가 29,400원, 1년 최고가 91,200원의 32.2%(역산)
- 내 입장 · 관망. 한 번 판 자사주가 만든 현금은 반복되지 않는다고 보고, 본업 현금 유출이 잦아드는지부터 확인한다
하이젠알앤엠 주가를 따라가다 재무상태표를 열었는데, 2025년에 자본이 385.5억 원 늘었다는 사실보다 그 안의 한 항목이 먼저 눈에 걸렸다. 자기주식처분이익 448억 원이다. 이 한 줄이 자본 증가분 전체보다 크고, 회사가 2024년 말까지 쌓아 온 이익잉여금 403.5억 원보다도 크다. 영업으로 번 돈이 아니라 자사주 100만 주를 한 번 팔아서 생긴 숫자다.
산업용 전동기가 매출의 대부분인 코스닥 회사인데, 로봇 관절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 이야기가 붙으면서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그 움직임을 판단하기 전에, 지금 금고에 있는 현금이 어디서 왔는지부터 적어 두려고 이 일지를 쓴다.

목차
하이젠알앤엠 주가 옆에 선 한 번의 매각
매각 자체는 공시와 기사로 확인된다. 이사회는 2025년 10월 20일 자사주 100만 주 처분을 결의했고, 처분 가격은 그날 종가 60,100원에 할인율 4.99%를 적용한 금액이었다. EBN은 10월 22일 이 거래를 외국인 기관 대상 블록딜로 전하면서 규모를 571억 원으로 적었다. 할인을 적용하면 주당 약 57,101원(역산)이고, 100만 주를 곱하면 571.01억 원이 나와 기사 금액과 맞는다.
이 571억 원이 2025년 말 재무상태표에서 두 곳에 흔적을 남겼다. 하나는 자본 안의 자기주식처분이익 448억 원이고, 다른 하나는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이다. 571억 원과 448억 원의 차이는 팔린 자사주의 취득원가와 세금 효과로 보이지만, 주석을 열어 보지 않아서 그 분해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한 것은 결과 숫자뿐이다.
하이젠알앤엠 주가와 2025년 자본이 늘어난 경로
2025년 자본 증가 385.5억 원을 항목별로 풀면 아래 네 줄이 나온다. 네 줄을 더하면 385.5억 원으로 정확히 닫힌다.
| 자본 항목 | 2024년 말 | 2025년 말 | 변화 |
|---|---|---|---|
| 자기주식처분이익 | 0 | 448.0억 | +448.0억 |
| 이익잉여금 | 403.5억 | 329.7억 | −73.8억 |
| 자기주식(차감 항목) | −25.8억 | −15.9억 | +9.9억 |
| 기타포괄손익누계액 | 12.3억 | 13.7억 | +1.4억 |
| 자본총계 | 683.7억 | 1,069.2억 | +385.5억 |
출처: 밸류라인 재무상태표(연결) · 변화 열은 내가 뺄셈한 결과(역산) · 자본금 154.4억 원과 주식발행초과금 243.6억 원은 두 시점 모두 같아 표에서 뺐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를 본다. 첫째, 이익잉여금이 73.8억 원 줄었다. 같은 해 연결 순손실이 71.02억 원(전자공시 연간, 키움 데이터 경유)이었으니 본업의 손실이 거의 그대로 자본을 깎은 셈이다. 둘째, 그 감소를 덮고도 남은 것이 자사주 매각이다.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이 2024년 말과 2025년 말에 같다는 점은 새 주식을 찍어 모은 돈이 이 해에는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2025년 자본 증가는 사업이 아니라 거래 하나가 만든 결과다. 448억 원이 403.5억 원보다 1.11배(역산) 크다는 비교가 과장처럼 들릴 수 있는데, 이익잉여금 403.5억 원은 상장 전부터 전동기를 팔아 쌓아 온 누계다. 그 누계를 한 번의 블록딜이 넘어섰다.

자사주 매각 대금이 현금으로 남은 크기
현금 흐름으로 옮기면 그림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하면 2024년 말 292.7억 원, 2025년 말 627.0억 원, 2026년 6월 말 569.9억 원이다. 2025년에 334.3억 원이 늘었는데, 들어온 매각 대금은 571억 원이었다. 차이 236.7억 원(역산)은 어디로 갔을까.
확인되는 것부터 적는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6.86억 원, 설비투자는 52.54억 원이었다(전자공시 연간, 키움 데이터 경유). 둘을 합친 본업의 현금 유출이 149.4억 원이다. 차입금은 단기·유동성장기·장기를 합쳐 290.0억 원에서 263.5억 원으로 26.5억 원 줄었다. 이 둘로 175.9억 원이 설명되고, 남는 60.8억 원 남짓은 세금이나 다른 투자 흐름일 텐데 현금흐름표 세부를 열지 않아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차입의 만기도 함께 바뀌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장기차입금이 2024년 말 160.0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35.0억 원으로 줄었고, 장기차입금은 50.0억 원에서 152.5억 원으로 늘었다. 총액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상환 시점이 뒤로 밀렸다. 이자비용은 2024년 16.34억 원에서 2025년 11.99억 원으로 줄었고, 2026년 1~6월에는 5.20억 원이었다(전자공시, 키움 데이터 경유). 현금이 늘면서 차입 부담이 가벼워진 흔적으로 본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은 267.8억 원에서 310.9억 원으로 43.1억 원(역산) 늘었으니, 설비는 늘리고 차입 만기는 길게 가져간 흐름이다. 자사주 매각 대금이 있었기에 가능한 조합이라고 본다.
설비 투자의 방향은 상장 때 이미 밝혀 둔 것이다. 아시아경제는 2024년 증권신고서를 풀면서, 희망 공모가 하단 기준 조달액 153억 원 가운데 시설자금 105억 원을 적고 그중 약 80억 원이 로봇·자율이동로봇 조립·시험장에 배정됐다고 전했다. 연구개발 44억 원 안에는 액추에이터 개발 재료비 18억 원도 있었다. 공모 자금으로 시작한 로봇 설비 투자를 2025년에는 자사주 매각 대금이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두 번 다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돈이고, 본업 영업현금이 보탠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자사주라도 쓰임은 회사마다 다르다. 로보티즈는 1분기에 자사주를 임직원에게 교부하면서 그 금액이 영업손실로 잡힌 경우였고, 하이젠알앤엠은 자사주를 시장에 팔아 현금으로 바꾼 경우다. 앞의 것은 손익을 흔들고, 뒤의 것은 손익을 건드리지 않은 채 자본과 현금만 늘린다. 이 차이 때문에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만 보면 2025년의 자본 증가가 설명되지 않는다.
하이젠알앤엠 주가를 두고 내가 관망하는 이유
나는 순현금을 따로 계산해 봤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에서 차입금을 빼면 2024년 말 2.7억 원이던 순현금이 2025년 말 363.5억 원, 2026년 6월 말 322.4억 원이다. 자사주 매각이 없었다면 2025년 말 순현금은 마이너스였을 공산이 크다.
2026년 1~6월만 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 −60.86억 원에 설비투자 16.44억 원을 더해 77.30억 원이 빠져나갔다(전자공시 반기, 키움 데이터 경유). 순현금 322.4억 원을 이 속도로 나누면 반년 단위로 4.17번(역산), 대략 2년 남짓이다. 적자가 줄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의 계산이라 거칠지만, 로봇 부품 투자를 늘린다면 속도는 더 빨라진다.
그렇다고 곧 돈이 모자란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2년이면 제품이 팔리기 시작할 시간은 충분할 수 있다. 내가 걸리는 것은 다른 데 있다. 주가에 붙은 기대는 로봇 관절 부품에 걸려 있는데, 지금 금고의 현금은 그 사업이 번 돈이 아니라 주가가 6만 원대였던 날 판 자사주에서 왔다. 주가가 오르면 회사가 쓸 돈이 생기고, 그 돈으로 기대를 키우는 순환은 주가가 꺾이면 같은 속도로 거꾸로 돈다.
본업이 한 해에 쓰는 현금
본업의 숫자를 한 번 더 모아 둔다. 연결 매출은 2024년 758.86억 원에서 2025년 735.43억 원으로 3.09% 줄었고, 영업손실은 3.70억 원에서 89.09억 원으로 커졌다(전자공시 연간). 2026년 1~6월 매출은 394.33억 원, 영업손실은 48.60억 원이다. 매출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손실만 커졌다는 점이 이 회사의 지금을 요약한다.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이 늘면서 손실도 함께 커진 경우였다. 하이젠알앤엠은 매출이 거의 그대로인데 손실이 커졌다. 로봇 이야기를 하는 두 회사가 비슷해 보여도, 손실이 어디서 오는지는 다르다. 매출이 늘면서 커지는 손실은 확장 비용이라고 우길 여지라도 있지만, 매출이 그대로인데 커지는 손실은 원가나 비용 구조가 나빠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석 달 단위로 쪼갠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흐름이 고르지 않다. 2025년 1~3월 −31.07억 원, 4~6월 −2.73억 원, 7~9월 −45.97억 원, 10~12월 −17.09억 원, 2026년 1~3월 +8.42억 원, 4~6월 −69.28억 원이다(전자공시 누적값에서 석 달씩 뺀 결과, 키움 데이터 경유). 여섯 번 가운데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많았던 때는 2026년 1~3월 한 번뿐이고, 바로 다음 석 달에 이번 기록에서 가장 큰 유출이 나왔다. 내가 3분기 숫자를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1~3월의 흑자가 예외였는지, 4~6월의 유출이 예외였는지는 7~9월이 가른다.
두 전개를 적어 둔다. 7~9월 유출이 20억 원 아래로 줄면 4~6월은 운전자본이 일시에 묶인 결과로 볼 수 있고, 순현금이 버티는 기간도 길어진다. 반대로 4~6월과 비슷한 규모가 이어지면 순현금 322.4억 원이 줄어드는 속도는 반년에 130억 원을 넘게 되고, 그때는 또 한 번의 자본 조달 공시를 먼저 의심하게 된다.
한 번 판 자사주는 다시 팔 수 없다. 남은 자사주는 1,854,900주(발행주식의 6.0%)이고, 다음 매각이 나와도 그것은 본업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
남은 자사주 수는 디지털투데이가 2026년 7월 6일(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용 1,000주 처분 결정을 전하면서 적은 처분 전 보유 주식 수이다. 발행주식 30,889,643주에는 이 자사주가 포함돼 있어, 유통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조금 작아진다.
이 숫자를 들고 있으니 주가 흐름이 더 낯설다. 코스닥 시세 기준으로 1년 최고가는 91,200원, 최저가는 11,000원이었고, 9월 23일(수) 종가 29,400원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나는 이 폭을 사업의 변화로 설명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이젠알앤엠 주가에 걸린 로봇 기대와 반대편
내 논지를 반박할 근거도 분명히 있다. 네 가지를 적는다.
- 규제가 만드는 교체 수요. 대신증권 박세라 연구원의 2025년 7월 31일 탐방 보고서는 2026년 IE4 효율 등급 의무화로 범용 전동기 교체 수요와 가격 상승을 기대했다. 범용 모터가 2025년 1~3월 매출의 82.1%였으니, 이 교체가 본격화되면 매출 대부분이 영향을 받는다.
- 액추에이터의 크기. 같은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한 대에 액추에이터가 25~60개 들어간다고 적었다. 서보모터·액추에이터 비중은 12.6%로 작지만, 이 비중이 커지는 속도에 따라 지금의 적자는 준비 비용이 될 수 있다.
- 업종 흐름. 핀포인트뉴스는 9월 18일(금) 로봇 부품주 강세 속에 이 회사가 10.81% 올랐다고 전했다. 대기업들이 로봇을 미래 사업으로 꼽으면서 정밀 모터·제어기 수요 기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사에 실제 고객사와 수주를 확인하라는 증권가 조언도 함께 실렸다.
- 현금은 아직 충분하다. 순현금 322.4억 원은 당장의 자금 조달 압박을 덜어 준다. 자사주 매각이 기대를 이용한 좋은 타이밍의 자본 확충이었다고 보는 해석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포워드 숫자는 거의 없다. 실명 증권사 가운데 숫자를 남긴 곳은 대신증권 한 곳이고, 그 보고서는 투자의견과 가격 모두를 비워 둔(N.R) 채 2026년 매출 818억 원, 영업이익 6억 원을 적었다. 1~6월 실제 매출 394.33억 원은 그 추정의 48.2%(역산)이고, 영업이익은 −48.60억 원이다. 1년 넘게 전의 추정이라 이 비교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하이젠알앤엠 주가를 다시 볼 조건
관망을 풀 조건은 둘로 좁혔다.
- 1~9월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6월의 −60.86억 원보다 나빠지지 않는 것. 3분기보고서의 법정 기한은 2026년 11월 16일(월)이다.
- 2026년 12월 말 이익잉여금이 329.7억 원 근처에서 버티는 것. 본업이 자본을 깎는 속도가 줄었는지를 가장 직접 보여 주는 항목이라고 본다.
두 조건 모두 자사주 매각 여부와 무관하게 판정되도록 골랐다. 추가 매각이 나와 현금이 다시 늘어도 나는 그것을 조건 충족으로 세지 않는다.
내가 쓰지 않은 숫자들
조회는 했지만 논지에 넣지 않은 숫자가 셋 있다. 이유를 함께 남긴다.
주가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배수
키움 기준 주가순자산배수는 8.44배로 나오지만, 이 글의 요지는 자본이 어떤 거래로 늘었는가이지 몇 배에 거래되는가가 아니어서 쓰지 않았다. 자본 안에 448억 원의 일회성 항목이 들어 있어, 그 배수를 해석하려면 먼저 이 항목을 빼야 한다.
2025년 10월 27일 두 번째 처분 결정
공시 목록에는 10월 27일에도 자기주식 처분 결정이 한 건 더 있다. 원문을 열지 못해 규모를 확인하지 못했고, 자기주식 차감액 변화 9.9억 원과 남은 주식 수를 보면 큰 거래는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짐작은 본문에 넣지 않는다.
5% 이상 주주의 보고서
2026년 5~6월과 9월 7일(월)에 대량보유상황보고서가 여러 건 올라왔다. 누가 얼마나 팔거나 샀는지는 이 회사의 현금과 직접 연결되지 않아 이번 일지의 축에서 뺐다.
하이젠알앤엠 주가 일지를 닫으며
처음 이 회사를 봤을 때 나는 현금이 늘어난 것을 본업이 돌아선 신호로 받아들일 뻔했다. 2025년 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이 두 배 넘게 불어 있었고, 적자 회사가 현금을 늘렸다면 뭔가 팔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자본 항목을 위에서부터 차례로 내려가 자기주식처분이익을 보고 나서야 그 판단을 거뒀다.
그래서 이 일지의 결론은 단순하다. 하이젠알앤엠 주가를 움직인 기대와, 그 기대가 높았던 날 회사가 챙긴 현금은 같은 사건의 앞뒤다. 앞으로 볼 것은 매각이 만든 숫자가 아니라 이익잉여금이 더 줄지 않는 첫 반년이다. 그 반년이 나오기 전까지 나는 지켜본다.
본문의 주가·시가총액은 2026년 9월 23일(수) 종가 기준이다(콕스톡·치킨스탁 29,400원 일치, 발행주식 30,889,643주를 곱한 시가총액 약 9,081.6억 원은 개략 금액). 재무 수치는 전자공시 반기보고서(2026년 6월 말)와 연간 사업보고서를 옮긴 키움 데이터·밸류라인을 함께 봤고, 역산 표시는 내가 계산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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