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주가, 실적이 잔치인 날 나는 결손금을 봤다
30초 요약
삼성중공업 주가는 7월 24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일에 22,950원으로 밀렸다. 영업이익 3,250억원은 전년 대비 59% 늘었지만 컨센서스 3,744억원을 13% 밑돌았고(역산), 수주는 1~7월 100억달러로 5년 만의 기록을 다시 썼다. 나는 이 회사를 사지 않고 관문 세 개 뒤에서 지켜본다 — 슈퍼사이클 한복판에서 배당이 11년째 0원인 회사, 그 밑에 깔린 결손금 1조 5,013억원이 마지막 관문이라서다.
7월 24일 오후, 삼성중공업이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 3조 2,307억원, 영업이익 3,250억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4%, 58.7% 늘어난 숫자다. 장중 한때 23,8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그러나 종가 22,900원으로 내려앉았다. 전날 9.5% 급반등(역산)을 되돌린 -3.2%(역산)다. 시장이 잔칫상을 받아 놓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셈인데, 나는 그 이유가 밥상 위가 아니라 밥상 아래에 있다고 본다. 이 글은 그 아래를 들여다본 기록이다.

목차
삼성중공업 주가, 실적 발표일에 되레 밀렸다
숫자부터 정확히 놓는다. EBN 보도 기준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 2,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전분기 대비 11.3% 늘었다. 영업이익은 3,250억원(+58.7%), 순이익은 2,228억원(+4.9%).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 6조 1,330억원(+18.5%), 영업이익 5,981억원(+82.4%)이다. 영업이익률은 내 계산으로 1분기 9.4%에서 2분기 10.1%로 올라왔다(역산). 회사가 말해온 “글로벌 오퍼레이션 생산 본격화, 2도크 진수 재개” 효과가 실제 마진으로 찍히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눈높이였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3조 2,767억원, 영업이익 3,744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이를 494억원, 비율로는 13% 하회했다(역산). 실적 발표 3주 전 상상인증권 이서연 연구원이 내놓은 추정치 3,646억원, 한 달 전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의 3,612억원과 견줘도 각각 11%, 10% 모자란다(역산). 59% 증익이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미달”로 읽히는 자리 — 지금 삼성중공업 주가가 서 있는 눈높이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 2분기(연결) | 실제(잠정) | 컨센서스 | KB증권 추정 | 상상인증권 추정 |
|---|---|---|---|---|
| 매출액 | 3조 2,307억 | 3조 2,767억 | 3조 2,162억 | 3조 3,727억 |
| 영업이익 | 3,250억 | 3,744억 | 3,612억 | 3,646억 |
| 영업이익률 | 10.1%(역산) | 11.4%(역산) | 11.2% | 10.8% |
실제=7/24 잠정공시(EBN), 컨센서스=서울경제 인용치, KB=정동익(6/24), 상상인=이서연(7/3). 이익률의 (역산)은 각 매출·이익으로 내가 나눈 값.
연간 궤적으로 넓혀 보면 미달의 무게는 조금 달라진다. 내부 지표 기준 2025년 연간 매출은 10조 6,500억원, 영업이익 8,622억원, 이익률 8.1%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981억원을 벌었으니, 하반기가 상반기만큼만 나와도 연간 1조 2,000억원 페이스다(내 단순 역산). 회사가 연간 매출 목표로 잡은 12조 8,000억원과 함께 놓으면, 이 회사 손익계산서는 분명히 한 계단 위로 올라서는 중이다. 컨센서스 미달은 그 계단의 높이를 시장이 반 계단 더 높게 그려 놓았다는 문제이지, 계단이 꺼졌다는 문제가 아니다.
영업이익 3,250억 — 잔치 밥상에서 빈 그릇을 찾았다
컨센서스와의 494억원 갭이 어디서 났는지, 잠정공시는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후보는 미리 지목돼 있었다. KB증권 정동익 연구원의 6월 24일 리포트는 두 가지를 리스크로 적어 뒀다. 목표달성 장려금(TAI) 관련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충당금 설정 가능성, 그리고 러시아 프로젝트 관련 파생상품 손실 약 400억원의 2분기 반영 전망이다. 나는 이 둘이 갭의 전부인지 일부인지 아직 모른다. 8월 반기보고서에서 확인해야 할 첫 번째 항목으로 적어 둔다.
여기서 내가 흔들리지 않으려는 지점이 있다. 마진의 방향 자체는 위다. 분기 영업이익률 10%대는 이 회사가 수주절벽과 자본잠식을 지나던 시절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숫자다. 회사는 아주경제가 전한 대로 연간 매출 12조 8,000억원 목표 달성을 “무난할 것”이라고 했다. 실적의 궤도는 살아 있고, 어긋난 것은 속도다. 그래서 나는 이 미달을 가설 폐기 사유가 아니라 확인 항목으로 분류했다.
삼성중공업 주가를 받치는 수주 — 5년 만의 100억달러
수주 쪽은 흠잡을 데가 없다. 회사 발표 기준 1~7월 신규 수주는 100억달러를 넘겼고, 연간 목표 139억달러의 72%다. 서울경제 영문판에 따르면 연간 수주 100억달러 돌파는 2021년 이후 5년 만이며, 7월 9일까지 누적 34건 — 상선 32척에 FLNG 2기다. 조선부문만 보면 이미 올해 목표의 98%를 채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기둥은 FLNG다. 에니(Eni)의 코랄 노르테 프로젝트 3조 6,356억원(서울경제 영문판 집계)에 이어, 6월 2일 헤럴드경제가 전한 미국 루이지애나 델핀(Delfin) 프로젝트 1호기 29억달러, 약 4조 3,301억원. 미국 최초의 FLNG 프로젝트이고, 삼성중공업이 처음으로 EPC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하는 계약이다. 델핀은 동일 사양 FLNG 3기를 띄우는 멀티플 방식이라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이고, 머니투데이는 시리즈가 다 이어질 경우 최대 13조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썼다.
내가 이번 100억달러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총액보다 구성이다. 7월 9일 기준 누적 15조 500억원 가운데 FLNG 두 건이 약 8조원 — 절반을 넘는 53%가 고부가 해양 설비에서 나왔다(역산). 상선 32척이 바닥을 깔고 FLNG가 마진을 세우는 구조다. 회사는 실적 자료에서 하반기에도 “DX·AX·RX의 3X로 생산성을 높이고,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등 미국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만들겠다”고 했다. 5년 전의 수주 회복이 야드를 채우는 일이었다면, 지금의 수주는 야드의 단가를 올리는 일에 가깝다 — 적어도 수주 장부 위에서는 그렇다.

삼성중공업 주가의 해자 — FLNG는 진짜다, 마진은 아직이다
이 회사의 해자를 나는 기술·트랙레코드 해자로 특정한다. 막연히 “조선 슈퍼사이클 수혜”가 아니라, 부유식 LNG 생산설비라는 좁고 깊은 시장에서 건조 이력을 겹겹이 쌓아 온 회사라는 사실 말이다. 머니투데이가 ‘FLNG 최강자’라고 부르는 근거가 그것이고, 발주처가 미국 첫 FLNG의 EPC 전 과정을 통째로 맡긴 것이 그 이력의 값이다. 상선처럼 중국 야드와 선가로 싸우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시리즈 건조라는 형식 자체도 해자의 일부라고 나는 읽는다. 동일 사양 3기를 반복 건조하면 1호기에서 치른 수업료가 2호기, 3호기의 마진으로 돌아오고, EPC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하면 그 학습곡선의 이익이 컨소시엄 파트너에게 새지 않고 한 회사 장부에 쌓인다. 델핀이 “멀티플 운용”을 공언한 프로젝트라는 점, 그리고 그 첫 단추를 삼성중공업에 끼웠다는 점이 내가 이 계약을 금액 이상으로 쳐주는 이유다. 물론 이것은 아직 구조에 대한 내 해석이지, 손익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다만 균열도 같이 적는다. 첫째, FLNG 시리즈의 마진은 아직 손익계산서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진행률로 매출이 인식되기 시작하는 초기 국면이고, 2분기 컨센서스 미달이 보여주듯 “수주의 질”이 “이익의 질”로 번역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 둘째, 델핀 2호기 이후는 아직 계약이 아니라 협상이다. 13조원이라는 숫자는 기대의 언어이지 장부의 언어가 아니다. 셋째, 하반기 회사가 강조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는 — 이투데이가 전한 상상인증권의 “하반기 FDC 시장 선두 진출 기대”까지 포함해 — 아직 계약보다 기대가 앞서 있는 스토리 단계다. 나는 스토리에 돈을 미리 내지 않기로 한 지 오래다.
11년 무배당 — 결손금 1조 5,013억이라는 마지막 관문
이제 밥상 아래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을 끝으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11년째다. 올해 커버리지에서 다룬 조선·해운 대형주들 — 자사주를 태우는 HMM, 분기배당을 다듬는 HD한국조선해양 계열 — 과 나란히 놓으면 이 공백은 더 도드라진다. 이유는 명확하다. 블로터가 짚었듯 1분기 기준 결손금이 1조 5,013억원 남아 있다. 과거 경영악화기의 대규모 적자가 2021년 무상감자·유상증자를 거치고도 다 지워지지 않은 것이다. 회사의 공식 입장은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는 시점에 재개 검토”이고, 같은 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기업가치 제고계획 자율공시는 한 건도 없었다.
구조를 한 번 더 뜯어 두자. 배당의 재원은 연결 손익계산서의 순이익이 아니라 별도 재무제표의 배당가능이익이고, 그 계산은 결손금을 먼저 지우고 시작한다. 그래서 이 회사는 “돈을 버는데 배당을 못 하는” 상태가 아니라, “번 돈으로 아직 과거를 갚는” 상태다. 2021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단행해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온 회사의 장부에는 그 시절의 흔적이 결손금이라는 형태로 남아 있고, 지금의 슈퍼사이클 이익은 매 분기 그 흔적을 지우는 데 먼저 쓰인다. 밸류업 공시로 재평가받은 금융지주들, 자사주를 태운 담배·해운 대형주들을 올해 커버리지에서 지켜봐 온 내 눈에는, 이 회사만 아직 주주환원이라는 언어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유독 크게 보인다.
산술만 해 보면 이렇다. 결손금은 전년 대비 26.5% 줄었고, 분기 순이익 2,228억원이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1조 5,013억원을 지우는 데 예닐곱 분기라는 계산이 나온다(내 단순 역산). 물론 연결 순이익과 별도 재무제표의 결손금은 같은 장부가 아니고, 배당 재개는 이사회의 의지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 이 관문은 시간문제로 바뀌는 중이고, 그 시점이 언제로 구체화되느냐가 나한테는 델핀 2호기만큼 중요한 이벤트다. 잔치가 끝나고 설거지까지 마친 집만이 손님에게 봉투를 돌릴 수 있다.
반대편 — 삼성중공업 주가가 이미 비싸다는 목소리
차트도 반대편의 언어를 먼저 쓰고 있다. 5월 11일 이후 이 주가는 의미 있는 반등 없이 두 달 넘게 아래로만 계단을 그렸다. 7월 들어서는 20,950원(7/20 종가)까지 밀렸다가 7월 23일 하루 9.5% 반등(역산)으로 23,650원을 회복했지만, 정작 실적이 나온 다음 날 그 반등 폭의 3분의 1가량을 되돌렸다(역산). 저점의 지지는 확인되는 중이나, 실적 발표라는 재료가 소진된 지금 다음 반등의 트리거는 수주 공시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7월 차트에 대한 내 독해다.
내 관망을 굳히는 반대편 논거도 병기한다. 첫째, 밸류에이션. 내부 지표 기준 트레일링 PER는 36.9배, PBR은 3.9배다. KB증권의 12개월 선행 EPS 추정 1,453원을 빌리면 현재가 기준 선행 PER는 약 15.8배로 내려오지만(역산), 이것도 추정이 맞을 때 얘기다. 둘째, 수급. 재경일보가 전한 6월 23일의 7.25% 급락은 특정 악재 없이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단기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해석됐다. 5월 11일 장중 35,350원(종가 33,950원)까지 갔던 주가가 두 달 반 만에 22,900원 — 종가 고점 대비 32% 빠진(역산) 배경이다. 셋째, 앞서 적은 2분기 미달과 TAI 충당금·러시아 파생 같은 꼬리 리스크. 증권가 목표가 — 상상인 43,000원, KB 35,000원 — 와 현재가의 괴리를 “상승 여력”으로 읽는 시각과 “추정치가 내려올 여지”로 읽는 시각이 지금 맞서고 있고, 나는 후자를 먼저 검증하고 싶은 쪽이다.

두 갈래의 경로를 서술형으로 적어 둔다. 위로 가는 경로는 이렇다 — 반기보고서에서 미달분이 일회성으로 확인되고, 델핀 2호기가 공시로 넘어오고, 3분기 이익률이 10%대를 지키면, 선행 PER 15.8배(역산)는 조선 사이클의 초입 값으로 정당화되고 배당 재개 시그널이 멀티플의 바닥을 받친다. 아래로 가는 경로는 — 3분기도 컨센서스를 밑돌고 델핀 후속이 해를 넘기면, 시장은 다시 트레일링 36.9배라는 숫자로 이 주식을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두 경로의 갈림길이 전부 앞으로 한두 분기 안에 있다. 그래서 나는 확률을 매기는 대신 달력을 본다.
삼성중공업 주가, 나는 세 개의 관문 뒤에서 본다
스탠스를 적는다. 미보유, 관망이다. 시가총액 약 20조 2,000억원(7/24 종가 22,950원 × 발행주식 8억 8,000만주 역산)으로 코스피 상위권에 있는 회사고, 수주의 방향도 마진의 방향도 위다. 그런데도 내가 지금 들어가지 않는 것은, 이 주가가 요구하는 눈높이를 실적이 아직 두 번 연속으로 채워 준 적이 없어서다. 관문은 단계형으로 세 개다.
1관문 — 8월 반기보고서. 2분기 미달분 494억원의 출처를 본다. TAI 충당금과 러시아 파생 손실 같은 일회성이 얼마이고, 반복될 비용이 얼마인지. 일회성 비중이 크면 다음 관문으로 간다. 구조적 원가 문제면 여기서 멈춘다.
2관문 — 델핀 2호기 계약의 실체화. 연내 후속 계약이 협상에서 공시로 넘어오는지 본다. 시리즈 2호기가 계약되는 순간 FLNG 해자는 스토리에서 잔고로 바뀐다. 유찰되거나 해를 넘기면 ‘최대 13조’라는 기대치부터 다시 계산한다.
3관문 — 결손금 소거 경로의 공식화. 결손금 축소 속도가 유지되는지, 그리고 밸류업 공시든 실적 발표장에서든 회사가 배당 재개 시점을 처음으로 숫자로 말하는지 본다. 11년 만의 첫 배당 시그널은 이 주식의 보유 명분을 바꾸는 사건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예외 하나만 열어 둔다. 관문과 무관하게 주가가 종가 고점 대비 40% 아래, 그러니까 2만원 언저리까지 한 번 더 밀리는 국면이 온다면(역산 기준 20,370원), 나는 그 자리에서 선행 이익 기준의 밸류를 처음부터 다시 계산할 것이다. 그 계산의 결과가 진입일지 또 한 번의 기록일지는 그때의 숫자가 정한다.
세 관문이 차례로 열리면 나는 그때 가격이 지금보다 위여도 사겠다. 열리지 않으면, 5년 만의 수주 잔치는 구경으로 충분하다. 잔칫집 마당이 아무리 떠들썩해도, 나는 그 집 곳간 문이 열리는 걸 보고 축의금을 낸다.
이 글은 내 매매일지다. 나는 특정 시점의 공시·보도·증권사 추정을 근거로 내 판단을 기록했고, 숫자는 인용한 출처와 역산 표기를 따랐다. 관련 일지: 같은 야드 사이클을 다룬 HD현대중공업·HD한국조선해양·HMM 편과 이어 읽으면 조선·해운 축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