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최고 ROE에 붙은 수사 할인율을 계산했다
내 책상 위에 문서 두 장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한 장은 메리츠금융지주가 5월에 낸 1분기 분기보고서다. 자사주 매입의 기대수익률 14.6%가 회사 요구수익률 10%를 넘으니 계속 사서 태우겠다고, 2023년 이후 누적 주주수익률(TSR) 170%라고 적혀 있다. 다른 한 장은 1월 8일자 기사다. 서울남부지검이 김용범 부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다. 같은 회사에서 나온 두 장의 문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어느 쪽 문서를 따라가는가. 나는 이 질문에 답을 만들어보려고 두 문서를 각각 숫자로 바꿔봤다.
30초 요약
실적의 기계는 멀쩡하다 — 1분기 순이익 6,802억원, ROE 25.4%, 자사주 신탁 7,000억원은 석 달 만에 61%를 소진했다. 문제는 기계 바깥이다. 검찰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수사와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가 같은 해에 겹쳤고, 증권 자기자본의 127%에 달하는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대형사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나는 이 종목을 담지 않았다. 담지 않은 이유가 실적이 아니라는 점이 이 글의 전부다.
목차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폭락일에 보여준 것
7월 28일 코스피는 732포인트, 10.84% 빠진 6,023.66에 마감했다. 머니투데이 집계로 역대 두 번째 낙폭이고, 창신메모리(CXMT) 쇼크에 서킷브레이커까지 걸린 날이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만 4조원 가까이 던진 패닉의 날, 메리츠금융지주는 125,100원에서 118,100원으로 5.6% 빠졌다. 지수의 절반 수준이다. 다음날인 29일에도 116,500원으로 1.4% 밀리는 데 그쳤다.
나는 폭락일의 상대 낙폭을 종목의 성적표로 읽는 습관이 있다. 반도체가 지수를 끌어내린 날이니 금융주가 덜 빠지는 건 당연하다는 반론이 있겠지만, 이 종목의 6월 저점이 10만원 붕괴 직전(6월 26일 장중 98,000원)이었다는 걸 겹쳐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저점에서 폭락일 직전까지 한 달 남짓 만에 25% 올라 있던 종목이, 시장이 무너진 날 절반만 빠졌다. 오른 뒤의 방어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수급이 하는 일이고, 이 종목의 수급에는 매일 자사주를 사들이는 회사 자신이 앉아 있다.
수급의 결도 은행지주들과 다르다. 내가 쓰는 시세 데이터 기준 이 종목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14%대에 그친다. 외국인 지분율이 이보다 훨씬 높은 대형 은행지주들이 외인 패닉셀의 직격 사거리에 있었던 것과 달리, 메리츠의 유통 물량은 상대적으로 국내 손과 회사 자신의 신탁 계좌 쪽에 몰려 있다. 폭락일의 -5.6%는 그 구조가 만든 숫자이기도 하다. 뒤집으면 외국인이 돌아오는 장에서 탄력이 덜할 수 있다는 뜻도 되므로, 나는 이걸 방어력으로만 읽고 프리미엄 근거로는 읽지 않는다.

ROE 25%의 기계 — 1분기 6,802억원이 만들어지는 방식
실적부터 보자. 인사이트코리아가 정리한 1분기 실적은 연결 당기순이익 6,8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늘었다. 영업이익 8,548억원(+18.4%), ROE 25.4%, 총자산은 144조3,99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6% 불었다. 구성을 뜯으면 메리츠화재가 별도 기준 4,661억원(+0.8%)으로 버티고, 메리츠증권이 연결 기준 2,543억원(+35.7%)으로 치고 나왔다. 증권의 영업이익은 2,556억원으로 72.5% 뛰었는데, IB·운용·리테일이 같이 걷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화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240%, 자산운용 투자이익률은 5.4%다. 보험이 바닥을 깔고 증권이 진폭을 만드는 구조 — 이 회사 손익계산서의 문법은 몇 년째 같다.
연간으로 넓혀도 그림은 같다. 2025년 연결 순이익은 2조3,501억원으로 사상 최대였고 3년 연속 2조원대다. 이 회사의 ROE는 내가 커버해온 국내 은행지주 —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 어디와 비교해도 다른 리그에 있다. 은행지주들의 ROE가 대체로 10% 안팎에 머무는 동안 메리츠는 20%대를 유지해왔다(2025년 연간 22.7%). 이 격차가 유지되는 한 트레일링 PER 8배대(시가총액 약 19조5,000억원 ÷ 2025년 순이익 2조3,501억원 = 8.3배, 역산)는 싸다는 쪽으로 읽힌다.
이익의 절반은 계약이다
메리츠의 순이익 절반은 주주에게 돌아오도록 설계돼 있다. 회사는 작년 11월 연결 순이익 50%를 환원하는 정책을 3년 더 연장했다. 김용범 부회장이 “모든 주주의 한 주 가치는 동등하다”는 문장을 반복하는 회사이고, 실제 집행이 말을 따라왔다는 게 지금까지의 기록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이 회사의 해자를 상품이 아니라 프로세스로 규정한다. 보험 언더라이팅의 원가 규율과 그룹 차원의 자본배분 규율 — 어느 계열사가 벌든 수익률 높은 곳에 재배치하고, 그보다 나은 데가 없으면 자기 주식을 사서 태운다는 운영 원칙 그 자체가 해자다. 기술 해자도 시장 지배력 해자도 아닌, 조직에 심어진 원가·배분 규율형 해자다. 그리고 이 규정이 맞다면, 해자의 약점도 정확히 같은 자리에 있다. 프로세스는 사람이 설계했고, 그 설계자가 지금 수사 대상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를 밀어 올린 연료 — 자사주 7,000억의 소진 속도
이 회사의 자사주 프로그램은 단발 이벤트가 아니라 컨베이어에 가깝다. 2025년만 봐도 3월 말 609만941주(약 5,002억원), 4월 중순 461만4,700주(약 5,001억원)를 태워 상반기에만 1조원을 지웠고, 8월에는 5,500억원 취득을 마치자마자 7,000억원짜리 신탁을 새로 걸었다. 그 컨베이어가 2026년에도 돌아간다. 올해의 매입·소각 일지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이렇다.
| 시점 | 내용 | 규모 |
|---|---|---|
| 2월 9일 |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 2,000억원 |
| 3월 | 보통주 165만4,000주 소각 결정 | 약 1,994억원 |
| 3월 26일 | 신규 신탁계약(NH투자증권) | 7,000억원 |
| 6월 기준 | 위 신탁으로 385만7,400주 취득 — 이행률 60.89% | 4,262억원 |
석 달 만에 잔액의 61%를 썼다는 블로터 집계대로면 남은 한도는 약 2,700억원이다. 소진 속도가 이 페이스라면 3분기 안에 신탁이 바닥나고, 정책상 다음 계약이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앞서 2023년 약 3,000억원, 2024년 약 6,400억원, 2025년 상반기에만 약 1조원을 소각해온 궤적의 연장선이다. 3년 내리 조 단위 안팎의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지워온 회사가 코스피에 몇 없다는 점에서, 메리츠금융지주 주가의 하방에는 구조적인 매수 주체가 상주한다고 쓰는 게 정확하다.
하나 덧붙일 변수가 있다. 올해 통과된 3차 상법 개정은 취득 자사주의 소각을 원칙으로 의무화했다. 메리츠에게 직접 타격은 없다 — 어차피 태우던 회사다. 내가 보는 건 상대 가치다. ‘남들이 쌓아둘 때 태우는 회사’라는 희소성이 메리츠 프리미엄의 일부였는데, 소각이 제도가 되는 순간 그 희소성은 시장 전체에 배급된다. 프리미엄의 근거 하나가 조용히 보통명사가 되는 중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위에 떠 있는 두 개의 수사
이제 다른 한 장의 문서다. 배경이 되는 사건은 2022년 11월의 그 발표다. 메리츠금융지주가 화재와 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원 메리츠’로 묶으면서 순이익 50% 환원을 선언한, 발표 직후 지주 주가가 급등하며 국내 지배구조 개편의 모범 답안으로 불려온 이벤트다. 서울경제 보도 기준으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바로 그 발표를 둘러싼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1월 8일 메리츠증권 본사와 김용범 부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언론이 전한 혐의의 골격은 발표 전에 정보를 아는 상태에서 가족 계좌 등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여 수억원대 차익을 얻었다는 것이고, 수사선상에는 화재 전직 사장과 상무급 임원도 오르내린다. 금융위원회가 2025년 7월 고발했고, 같은 해 9월 임직원 압수수색을 거쳐 올해 1월 부회장 선까지 올라왔다.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날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6%대 급락했다. 물론 압수수색은 수사의 시작이지 결론이 아니고, 혐의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다만 ‘밸류업 모범생’이라는 서사의 원점이던 발표가 수사의 원점이기도 하다는 대칭은, 이 종목의 프리미엄이 어디서 왔는지를 다시 묻게 만든다.
넉 달 뒤엔 국세청 차례였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 비정기·심층 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 이 5월 11일 메리츠증권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흘 전 하나금융에도 조사가 들어갔으니 금융권 전반의 기획 조사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검찰과 국세청이 같은 해에 같은 회사를 들여다보는 그림 자체가 주주 입장에서 유쾌할 수는 없다.
여기서 내가 곤란해지는 지점을 솔직하게 적는다. 위에서 나는 이 회사의 해자를 ‘자본배분 프로세스’로 규정했다. 그런데 이번 수사가 겨냥하는 혐의 내용은 — 사실이라면 — 바로 그 자본배분 결정(합병·환원 정책)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이 그 정보로 사익을 챙겼다는 이야기가 된다. 해자와 리스크가 별개 항목이 아니라 같은 사람 안에 들어 있다. 키맨이 만든 해자는 키맨과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이게 내가 이 종목에서 계산해야 했던 진짜 할인율이다. 반대로 수사가 무혐의로 끝나거나 개인의 문제로 국한된다면, 프로세스는 이미 제도화(정책 3년 연장)돼 있으므로 할인율은 빠르게 되감길 것이다. 양쪽 다 열어놓는다.
자기자본의 127% — PF라는 두 번째 반대편
수사가 없었더라도 나를 멈추게 했을 숫자가 하나 더 있다. 자본시장뉴스가 공시를 분석한 기사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9조6,000억원, 자기자본의 127%다. 대형 증권사 평균(59%)의 두 배가 넘고, 요주의이하자산은 2023년 말 8,827억원에서 2025년 말 1조9,696억원으로 2년 새 2.2배가 됐다. 화재 쪽도 자유롭지 않다. 뉴스톱이 정리한 운용 현황을 보면 메리츠화재의 부동산PF 대출은 2025년 6월 말 10조1,000억원으로 운용자산의 24%이고, 연체율은 2023년 1.8%에서 2025년 6월 4.3%까지 올라왔다. NICE신용평가는 비수도권 사업장의 분양 부진을 원인으로 짚었다.
메리츠는 고금리 선순위 중심이라 회수율이 다르다는 게 회사 측 일관된 설명이고, 실제로 지금까지의 손실률은 그 설명을 크게 배반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익스포저의 절대 규모가 임계점을 넘으면 ‘잘 고른 선순위’라는 말의 보호력이 약해진다고 본다. 부동산 경기가 한 번 더 꺾이는 시나리오에서 이 회사의 이익 방어력이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르는 구조라는 점은, ROE 25%라는 숫자와 나란히 놓고 읽어야 공정하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의 값 — 셀사이드도 갈렸다
포워드 시각을 실명으로 놓는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5월 27일 리포트에서 2026년 지배주주 순이익을 2조3,080억원으로 추정하며 목표가 14만원을 제시했다. 흥미로운 건 조합이다 — “PBR 1.6배를 하회하며 펀더멘탈 대비 과도한 저평가”라고 쓰면서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을 유지했다. 싸다면서 사라고는 하지 않는 문장은, 내가 읽기로는 수사 국면과 PF를 계량 밖 변수로 처리했다는 뜻이다.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연구원은 작년 10월 리포트에서 매수 의견에 목표가 14만9,000원, 2026년 총주주환원율 53.5%를 가정했다. 키움증권 안영준 연구원은 작년 여름 인더스트리뉴스 인용에서 순이익이 늘지 않아도 매입·소각이 주당순자산(BPS)을 키워 주가를 밀어 올린다는 요지의 논리를 폈다 — 이 종목 강세론의 뼈대를 요약한 셈이다. 대신·신한의 목표가는 현재가(29일 종가 116,500원) 대비 20~28% 위에 있지만, 최신 리포트일수록 톤이 식었다는 게 내 관찰이다.
‘매입 수익률 14.6%’라는 산수의 뒷면
회사가 분기보고서에 적은 논리를 한 번 뒤집어보자. 자사주 매입 수익률 14.6%는 회사가 선행 PER 6.9배에서 끌어낸 이익수익률 개념이다. 주식이 이익 대비 이만큼 싸니 자기 주식을 사는 게 요구수익률 10%를 이기는 최고의 투자라는 계산이고, 산수 자체는 흠잡을 데 없다. 내가 뒤집어 보는 건 전제다. PER이 6.9배까지 눌린 이유의 일부가 수사 리스크와 PF 집중이라면, 그 14.6%에는 시장이 요구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수익률로 둔갑해 들어가 있다.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회사 말대로 초과수익이 되고, 현실화되면 싸게 산 게 아니라 싼 이유를 확인한 게 된다. 자사주 매입은 이 회사에서 가장 잘 작동해온 기계지만, 기계의 연료가 ‘할인된 자기 주식’인 이상 할인의 원인을 빼고 수익률만 읽을 수는 없다.
내 계산은 이렇다. 시가총액 약 19조5,000억원(발행주식 1억6,735만주 × 116,500원, 역산)에 대신 추정 2026년 순이익을 대면 선행 PER 8.4배(역산). 자기자본 약 10조원 기준 PBR은 1.9배 안팎(역산)이다. ROE 22~25%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PBR 1.9배는 비싸지 않다 — ROE를 PBR로 나눈 자본 수익성 대비 가격으로는 여전히 은행지주보다 유리하다. 회사 스스로도 분기보고서에서 선행 PER 6.9배 기준 자사주 매입 수익률을 14.6%로 계산해 보였다. 즉 밸류에이션만 보면 관망할 이유가 없다. 내가 관망하는 이유는 다음 문단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앞에서 내가 기다리는 세 개의 날짜
나는 이 종목을 사지 않았고, 관찰 목록 맨 위에 올려뒀다. 실적·환원·밸류에이션 삼박자가 맞는 종목을 미보유로 두는 건 내 기준으로도 이례적이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시간표로 바꿔놨다. 첫째, 8월 중순의 2분기 실적이다. 증권 이익의 톱니(1분기 +35.7%)가 폭락장을 낀 2분기에도 유지되는지, 그리고 PF 요주의이하자산의 증가 곡선이 꺾이는지를 먼저 본다. 둘째, 신탁 잔액 소진 이후다. 남은 2,700억원이 바닥났을 때 다음 신탁계약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지 — 정책 연장 발표를 집행이 계속 따라오는지가 이 회사에 대한 나의 신뢰 지표다. 셋째, 수사 절차의 다음 단계다. 기소 여부와 범위가 나와야 키맨 리스크가 조직 리스크인지 개인 변수인지 갈린다. 세 날짜가 순서대로 내 쪽의 답을 주면 나는 이 글을 업데이트하며 포지션을 열 것이고, 어긋나면 관찰 목록에서도 내릴 것이다. ROE 25%의 기계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나는 기계를 사는 값에 기계공의 법정 일정까지 포함해서 치를 만큼 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