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나는 이 종목을 증권주로 보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시리즈 다섯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다(0.7%). 그런데 PBR은 2.24배로 다섯 중 가장 높다. 배당은 꼴찌인데 주가는 장부가의 두 배가 넘게 붙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모순이 이 종목의 정체를 말해준다고 본다. 시장은 미래에셋을 ‘배당 주는 증권주’가 아니라 ‘해외에서 이익을 굴리고 자사주로 환원하는 성장주’로 값매긴다. 그래서 나는 이 종목을 배당주 잣대로 재지 않는다. 다만 아직 안 담았다. 이유는 그 프리미엄과, 그 이익의 변동성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한 분기에 순이익 1조원을 넘긴 회사는 지금까지 없었다. 미래에셋증권이 2026년 1분기에 그 벽을 처음 넘었다. 당기순이익 1조 19억원, 영업이익 1조 3,7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7% 늘었다(미래에셋증권 1분기 실적, 인포스탁데일리 2026년 5월). 보통 이런 숫자를 보면 “그럼 사야지”가 자동으로 따라온다. 그런데 나는 이 1조라는 숫자를 보고 오히려 손이 멈췄다. 이 이익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뜯어보면, 이건 우리가 아는 증권사의 이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시리즈의 마지막 종목이고, 나는 여기서 “증권주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다시 던지려고 이 종목을 맨 뒤에 놓았다.
목차
미래에셋증권, 배당 0.7%와 PBR 2.24배의 모순
먼저 숫자의 모순부터 보자. 미래에셋증권의 주당배당은 2025년 300원, 배당수익률은 0.7%다(DART 기준). 이번 시리즈에서 NH가 4%대, 삼성·한투·키움이 그 사이에 있는데 미래에셋만 1%도 안 된다. 그런데 PBR은 2.24배다. 나머지 넷이 0.8~1.2배 근처인 것과 비교하면 미래에셋만 홀로 두 배가 넘는다. 배당은 섹터 최저, 밸류에이션은 섹터 최고. 이 둘이 한 종목에 같이 있다는 건 시장이 이 회사를 나머지와 다른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나는 이걸 이렇게 읽는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건 회사가 인색해서가 아니라, 번 돈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대신 해외와 신사업에 재투자하고 자사주로 환원하기 때문이다. PBR이 높은 건 시장이 그 재투자의 결과—해외 이익과 성장 옵션—에 프리미엄을 얹었기 때문이다. 즉 미래에셋은 배당으로 값을 매기는 종목이 아니라 성장으로 값을 매기는 종목이다. 앞의 네 편에서 나는 배당·WM·거래대금·저PER이라는 서로 다른 잣대를 각 종목에 댔는데, 미래에셋에는 그중 어느 것도 잘 안 맞는다. 그래서 나는 이 종목을 증권주로 보지 않는다.
내가 미래에셋증권을 관심 종목에 올려둔 세 가지 이유
첫째, 해외에서 진짜로 이익을 내는 유일한 증권사
한국 증권사가 “글로벌”을 말한 지는 오래됐지만, 실제로 해외법인에서 의미 있는 이익을 내는 곳은 드물다. 미래에셋은 다르다. 2026년 1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이 2,432억원인데, 그중 홍콩법인이 81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고 뉴욕법인이 830억원이었다(인포스탁데일리 2026년 5월). 해외 WM 고객자산은 78조원에 이른다. 나는 이 숫자가 미래에셋의 핵심이라고 본다. 국내 거래대금 사이클에만 매출이 물려 있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미래에셋은 이익의 상당 부분이 국경 밖에서 나온다. 코스피 거래대금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도 홍콩·뉴욕이 돌면 이익이 버틴다는 뜻이다. 이게 내가 이 종목을 관심에 올려둔 첫 번째 근거다.
둘째,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배당이 낮다고 주주환원이 약한 게 아니다. 미래에셋은 2026년 6월 17일 이사회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전량 소각을 결정했다(파이낸셜뉴스 2026년 6월). 종전 최대였던 1,030억원의 약 세 배로, 회사 역사상 가장 큰 환원이다. 구성은 보통주 2,000억, 1우선주 100억, 2우선주 900억인데, 1우선주를 매입 대상에 처음 넣었다. 나는 이 대목을 눈여겨봤다. 자사주 소각은 배당과 달리 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 가치를 끌어올린다. 배당수익률 0.7%만 보고 “환원 안 하는 회사”로 분류하면 이 3,000억을 통째로 놓친다. 미래에셋의 환원은 배당이 아니라 소각으로 이뤄진다는 게 이 종목을 읽는 열쇠다.
1우선주를 처음 매입 대상에 넣은 것도 그냥 지나칠 대목이 아니다. 회사는 이 조치의 목적을 “보통주와 우선주 간 시장가격 괴리를 완화하고 주주환원 효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026년 6월). 우선주는 유동성이 얕아 흔히 보통주보다 크게 할인돼 거래되는데, 회사가 직접 우선주를 사서 소각하면 그 할인이 줄어든다. 나는 이런 디테일에서 회사가 환원을 구색이 아니라 설계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배당을 늘리는 손쉬운 길 대신, 주식 수를 줄이고 우선주 괴리까지 손보는 쪽을 택했다는 건, 이 회사의 환원 철학이 “현금을 나눠준다”가 아니라 “주당 가치를 높인다”에 있다는 뜻이다. 저배당을 이 관점 없이 단점으로만 읽으면 이 종목을 오독하게 된다.
셋째, 조정으로 이미 절반 가까이 빠진 주가
미래에셋 주가는 지난 1년 두 배 넘게 올랐다가(12개월 +118%) 최근 크게 밀렸다. 3개월 −41%, 1개월 −16.6%다. 52주 고점 8만7,800원에서 지금 4만2천원대로 거의 반토막이다. 나는 고평가 성장주를 볼 때 이 조정 폭을 중요하게 본다. 기대가 잔뜩 실렸던 종목이 절반 가까이 빠졌다는 건, 선반영됐던 프리미엄의 상당 부분이 이미 빠져나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셀사이드 목표가도 갈린다. iM증권 6만5,000원, 메리츠 7만9,000원, 키움 9만원으로 지금 주가보다 위에 있다(각 증권사 리포트, 2026년 5월). 나는 이 목표치들을 내 것으로 채택하지 않는다. 다만 실적 발표 뒤 여러 곳이 눈높이를 올렸다는 사실은 시장 정보로 기록해 둔다.

미래에셋증권 실적과 밸류에이션 — 핵심 데이터
아래는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주가·환원 지표다. 배당은 DART 결산 기준, 1분기 실적·목표가는 셀사이드 리포트 기준, 주가 지표는 최근 재무데이터 기준이다. 표의 모든 셀은 출처와 대조했다.
| 항목 | 값 | 메모 |
|---|---|---|
| 주가 / 시가총액 | 42,200원 / 23.6조 | 섹터 시총 1위권 |
| PER / PBR | 19.6배 / 2.24배 | PBR 섹터 최고 |
| 배당수익률 / DPS | 0.7% / 300원 | 섹터 최저 (DART 2025) |
| 1Q26 당기순이익 | 1조 19억 | 증권업계 최초 분기 1조 |
| 1Q26 해외 세전이익 | 2,432억 | 홍콩 813(최대)·뉴욕 830 |
| 자사주 매입·소각 | 3,000억 | 역대 최대(종전 1,030억) 전량 소각 |
출처: 배당 = DART 2025 결산 | 1Q26 실적·해외 = 인포스탁데일리 2026-05(미래에셋 실적) | 자사주 = 파이낸셜뉴스 2026-06(이사회) | 목표가 = iM/메리츠/키움 리포트 2026-05 | 지표 = 최근 재무데이터 | 기준: 2026년 7월
주가 흐름을 한 줄 더 붙이면, 미래에셋은 이번 시리즈에서 변동성이 가장 큰 종목이다. 12개월 +118%로 가장 많이 올랐고, 3개월 −41%로 가장 많이 빠졌다. 배당 방어주와는 정반대 성격이다. 나는 이 큰 진폭이 우연이 아니라 이익의 성격에서 나온다고 본다. 다음 이야기가 바로 그 이익의 정체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시장이 놓치는 것 — 1조의 절반은 ‘평가이익’이다
여기가 이 글에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다. 분기 순익 1조라는 숫자를 다들 실적으로 읽지만, 그 안을 뜯어보면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이익이 섞여 있다. 하나는 브로커리지·WM·해외법인처럼 반복되는 영업이익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자본으로 굴린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이다. 미래에셋은 PI(자기자본투자) 부문에서 스페이스X 같은 해외 혁신기업 투자로 약 8,040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인포스탁데일리 2026년 5월). 1분기 순익 1조 중 상당 부분이 이 평가이익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평가이익은 실현되지 않은 장부상 이익이다. 스페이스X가 상장하거나 가치가 더 오르면 진짜 돈이 되지만, 반대로 밸류에이션이 꺾이면 그만큼 평가손실로 되돌아온다. 앞의 NH 편에서 나는 “배당의 재원이 무엇이냐”를 물었는데, 미래에셋에는 같은 질문을 이익 전체에 던져야 한다. 이 1조의 이익은 얼마만큼이 매 분기 반복되는 영업이고, 얼마만큼이 스페이스X 같은 자산의 값이 오른 결과인가. 반복 영업이 크면 이 종목은 안정적인 글로벌 성장주고, 평가이익 의존이 크면 분기마다 이익이 출렁이는 변동주다. 나는 지금의 미래에셋이 그 중간 어딘가에 있고, 시장이 매기는 PBR 2.24배는 전자에 가깝게 값을 매긴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미래에셋을 “분기 1조를 버는 증권주”가 아니라 “해외 성장 옵션을 잔뜩 쥔 성장주”로 읽는다. 스페이스X 평가이익 8,040억은 이 종목의 매력이자 리스크다. 이익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성장 옵션인 동시에, 밸류에이션이 흔들리면 이익을 그만큼 끌어내리는 변동원이다. 이 양면을 같이 봐야 PBR 2.24배가 비싼지 싼지 판단할 수 있다.
글로벌 피어로 견줘보면 미래에셋의 성격이 더 또렷해진다. 일본 노무라는 오랫동안 해외 확장을 시도했지만 리먼 인수 이후 해외에서 반복적으로 손실을 냈고, 결국 “해외는 어렵다”는 인식을 남겼다. 미래에셋은 그 반대 사례에 가깝다. 홍콩·뉴욕 법인이 실제로 흑자를 내고, 해외 WM 자산이 78조까지 쌓였다. 나는 한국 증권사를 볼 때 대부분 국내 경쟁사와 비교하지만, 미래에셋만큼은 노무라처럼 해외로 나간 아시아 증권사와 견주는 게 맞다고 본다. 그 잣대로 보면 미래에셋의 해외 성과는 분명한 차별점이다. 다만 노무라의 역사가 보여주듯, 해외 이익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진폭이 국내보다 크다는 것도 함께 기억한다.

미래에셋증권, 내가 보는 두 갈래 시나리오
내가 더 가능성 높게 보는 경로 — 해외·소각이 프리미엄을 지킨다
내 베이스는 이렇다. 홍콩·뉴욕 법인이 계속 흑자를 쌓고, 스페이스X 등 PI 자산이 상장·재평가로 실현 쪽으로 움직이며, 3,000억 소각이 주식 수를 실제로 줄이면, 미래에셋의 PBR 2.24배는 “비싼 증권주”가 아니라 “정상적인 글로벌 성장주”로 재해석된다. 그러면 이미 절반 가까이 빠진 주가는 성장 프리미엄을 되찾으며 재평가된다. 나는 이 경로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이 종목의 진짜 가치는 국내 거래대금이 아니라 해외에서 이익을 복리로 굴리는 능력에 있고, 그 능력은 1분기 해외 세전이익 2,432억으로 이미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계속 확인되면, 낮은 배당은 문제가 아니라 재투자의 증거로 읽힌다. 실제로 미래에셋의 해외 WM 고객자산은 78조까지 쌓였는데, 이 자산이 매년 수수료를 낳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나는 이걸 일회성 이익이 아니라 복리로 커지는 이익원으로 본다. 자산이 쌓일수록 그 위에서 나오는 반복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내가 빗나갈 수 있는 경로 — 평가이익이 꺾이면 프리미엄도 꺾인다
반대편을 무겁게 적는다. 미래에셋의 이익이 PI 평가이익에 크게 기댄 만큼, 그 자산 가치가 흔들리면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 스페이스X 같은 비상장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조정받거나, 글로벌 위험자산이 얼어붙으면 8,040억이었던 평가이익이 다음 분기엔 평가손실로 뒤집힐 수 있다. 그러면 PBR 2.24배라는 프리미엄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홀드 의견을 낸 셀사이드도 “밸류에이션에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투자자산 평가손익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든다(인포스탁데일리 2026년 5월). 타사 대비 약 두 배인 밸류에이션은 성장이 확인될 때는 정당하지만, 성장 서사가 흔들리는 순간 가장 크게 되돌려진다. 나는 이 변동성 때문에, 분기 1조라는 숫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 담았다.
내 기준점 — 이 성장주를 담으러 들어갈 조건
나는 미래에셋증권을 아직 안 샀다. 분기 1조·해외 흑자·역대 최대 소각이라는 좋은 재료가 다 모여 있는데도 그렇다. 이유는 하나, 이 종목의 이익이 얼마나 반복 가능한지를 아직 못 봤기 때문이다. 담기 시작하는 조건은 세 가지다.
가장 먼저 보는 건 이익의 질이다. 2분기·3분기 실적에서 PI 평가이익을 걷어낸 반복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그게 꾸준히 나오는지를 확인한다. 두 번째는 해외법인의 지속성이다. 홍콩·뉴욕의 흑자가 한 분기 반짝이 아니라 추세로 이어지는지를 본다. 세 번째는 소각의 이행이다. 3,000억 소각이 실제로 집행돼 주식 수가 줄고, 그게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적 환원으로 자리 잡는지를 본다. 이익의 질·해외의 지속성·소각의 정례화가 같은 방향으로 확인되면, 나는 이 종목을 배당주가 아니라 성장주로서 조정 국면에 분할 진입한다. 반대로 평가이익이 빠지며 반복 영업만 남았을 때 이익이 급감하면, 그건 프리미엄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고 물러선다.
이걸로 증권 섹터 다섯 종목을 다 눕혔다. 한투는 저PER 이익질, 키움은 리테일 점유율, 삼성은 예탁자산 방어, NH는 배당의 지속성, 그리고 미래에셋은 해외 성장의 반복 가능성. 다섯 종목을 관통하는 내 질문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이 회사의 이익은 무엇에 물려 있고, 그게 계속 나오는가.” 미래에셋에 그 질문을 대면, 답은 국내 거래대금이 아니라 국경 밖에 있다. 너라면 배당 0.7%짜리 이 종목을, 증권주 잣대로 재겠는가 아니면 글로벌 성장주 잣대로 재겠는가.
시리즈의 출발점이 궁금하다면 — 증권주 리레이팅 2026 오프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