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주가 25% 급등, 국민 볼펜은 사되 주식은 지켜본다

먼저 결론 — 모나미 주가가 2026년 7월 9일·10일 이틀 동안 각각 24.69%, 25.66% 뛰었다(머니투데이·헤럴드경제 보도). 60년 국민 볼펜이 상장폐지 문턱에 몰렸다는 소식에 개미들이 “국산 기업을 지키자”며 돈쭐을 낸 결과다. 나는 이 회사 볼펜을 좋아한다. 모나미 153은 앞으로도 살 거고, 이런 응원에 기꺼이 낀다. 다만 주식은 아직 안 담았다. 이 회사는 게맛살 한성기업과 달리 이미 4년째 영업적자이고, ‘애국 마케팅의 두 얼굴’이라는 불편한 이야기까지 얹혀 있기 때문이다. 응원과 매매는 다른 저울이라는 걸, 이번엔 더 냉정하게 적어둔다.

모나미 주가 급등을 부른 국민 볼펜 모나미 153
모나미 153 볼펜 — 사진: Seonghyeon5836,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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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주가, 어디까지 왔나

사실관계부터 내 손으로 세워봤다. 모나미(005360)는 코스피에 상장된 문구 회사다. 대표 상품은 설명이 필요 없는 모나미 153 볼펜. 주가는 오래 바닥권이었다. 내가 조회한 지표 기준 최근 1년 최저가는 1,065원이었다. 그런데 7월 들어 흐름이 급변했다. 머니투데이·헤럴드경제 보도를 종합하면 7월 7일 시가총액 248억원, 8일 259억원이던 것이, 9일 24.69% 급등해 323억원, 10일 다시 25.66% 올라 주가 2,145원·시총 405억원이 됐다. 내가 이 글을 쓰는 7월 14일 종가는 2,650원, 시총은 약 501억원이다.

시총을 발행주식수로 직접 역산해 맞춰봤다. 발행주식 약 1,890만 주 × 2,650원 ≈ 501억원. 숫자는 맞는다. 저점 1,065원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겼고, 최근 한 달만 놓고 봐도 90%대 상승이다. 문구 회사의 주가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속도다.

매수 주체의 결은 한성기업 때와 닮았다. 내가 확인한 외국인 지분율은 1%대, 신용융자 잔고도 극히 얇다. 기관·외국인·빚투가 아니라, 개인이 현금으로 사들인 ‘응원의 돈’이 주가를 밀어 올린 구조다. 그래서 나는 이 매수세를 실적 신호가 아니라 정서 신호로 읽는다. 정서는 주가를 빠르게 올리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건 결국 다른 힘이다.

흥미로운 건 확산의 순서다. 게맛살 한성기업의 돈쭐이 화제가 되자, 시장에는 ‘다음 돈쭐 종목’을 찾는 흐름이 생겼다. 상폐 문턱에 선 국민 브랜드 중 사연 있는 회사 — 그 조건에 60년 국민 볼펜 모나미가 딱 맞아떨어졌다. 즉 모나미의 급등은 순수한 우연이 아니라, 한성기업이 만든 ‘돈쭐 플레이북’이 복제된 두 번째 사례에 가깝다. 나는 이 복제 가능성을 눈여겨본다. 미담이 재현되면 급등도 재현되지만, 재현된 급등일수록 정서의 소모는 더 빠르다. 첫 번째 감동은 뉴스가 되지만, 세 번째 같은 패턴은 이미 학습된 테마가 되기 때문이다.

모나미 주가가 상폐 문턱까지 밀린 이유

왜 하필 상폐 이야기가 나왔나. 이건 모나미가 특별히 나빠져서라기보다, 규정선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달부터 코스피 상장폐지 심사 시가총액 기준이 종전 200억원대에서 300억원으로 상향됐다. 7월 초 모나미의 시총(248억~259억원)은 그 새 심사선 아래였다. 규정만 보면 상폐 가능성이 거론되던 자리였고, 개미들의 돈쭐이 시총을 300억원 위로, 지금은 500억원대까지 밀어 올린 것이다. 이 대목은 한성기업과 판박이다. 감정이 시가총액을 통해 규정을 건드렸다.

다만 여기서 한성기업과 결정적으로 갈리는 지점이 있다. 모나미의 본업은 이미 오래 앓고 있었다. 뉴스스페이스 보도를 인용하면, 모나미의 영업손실은 2023년 23억원, 2024년 38억원, 2025년 59억원으로 매년 커졌다. 2025년 당기순손실은 106억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도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동비율은 100% 아래로 내려갔고 단기차입금은 732억원이라고 같은 보도는 전한다. 게맛살 회사가 ‘얇지만 흑자’였다면, 국민 볼펜 회사는 ‘4년째 적자’라는 뜻이다. 상폐 문턱에 선 이유가 단지 규정 상향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배경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볼펜의 핵심 수요처는 학생인데, 학령인구는 줄고 필기는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다. 모나미가 걸고 있는 승부처는 화장품 ODM과 K-뷰티향 소재다. 필기구에 쓰던 잉크·염료·코팅 기술을 화장품 쪽으로 확장하겠다는 그림이다. 방향은 이해가 가지만, 헤럴드경제가 전한 시장의 평가는 아직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신사업이 매출로만이 아니라 이익으로 잡히기 시작하는 분기를 기다린다. 스토리가 아니라 이익이 확인될 때, 비로소 이 종목의 성격이 바뀐다. 국민 볼펜이라는 상징성과, 그 상징을 파는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나미 주가와 별개로 본 3년 연속 확대된 영업손실
주가는 급등했지만 영업손실은 3년 연속 커졌다 — 2023~2025 실측치 (자체 제작)

모나미 볼펜은 사도 모나미 주가는 왜 관망하나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나는 이 응원이 시시하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60년간 대한민국의 필기를 함께해온 회사를, 사라질 위기에서 국민이 직접 지켜냈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뭉클하다. 나부터 그 대열에 낀다 — 모나미 153을 사고, 새로 나온 제품도 써보고, 주변에도 권한다.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돈쭐이고, 앞으로도 낼 생각이다. 볼펜값 몇 푼이 아까운 응원이 아니다.

다만 주식은 다른 문제다. 첫째, 이 회사는 지금 돈을 벌지 못한다. 4년 연속 영업적자에 순손실 100억대, 단기차입금 700억대. 응원 매수가 주가를 올렸지만, 손익계산서의 적자를 흑자로 바꿔주지는 못한다. 나는 감정과 재무제표를 섞지 않으려 애쓰는데, 이 종목은 그 둘의 거리가 특히 멀다. 둘째, 밸류에이션의 성격이다. 이익이 없으니 PER은 의미가 없고, PBR은 내가 조회한 기준 0.62배로 1배 아래다. 즉 ‘돈 잘 버는 회사’로 재평가된 게 아니라, ‘자산가치의 6할 수준이던 주가가 응원으로 올라온’ 종목에 가깝다. 이익이 끌어올린 주가와 정서가 끌어올린 주가는 버티는 힘이 다르다.

셋째, 이 회사는 적자 중에도 배당을 줄여가며 지급해왔다. 내가 조회한 최근 주당배당금은 30원 수준으로, 몇 해 전 70원에서 계속 깎였다. 배당을 주는 것 자체는 주주 배려지만, 버는 돈 없이 곳간을 헐어 배당하는 구조라면 그건 지속 가능한 배당이 아니다. 나는 배당을 사기 전에 그 배당이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본다. 지금 모나미의 배당은 이익이 아니라 인내에서 나온다.

애국 마케팅의 두 얼굴 — 나는 이걸 정직하게 짚는다

여기서 이 글만의 이야기를 하나 꺼낸다. 응원하는 마음일수록, 응원의 대상을 정확히 아는 게 예의라고 나는 생각한다. 모나미의 ‘애국 테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뒷면이 있다.

뉴스스페이스 보도에 따르면, 모나미는 2019년 일본 불매(노재팬) 국면에서 국산 펜의 상징으로 부각돼 한 달 만에 주가가 253% 급등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같은 보도는, 정작 모나미가 자회사를 통해 펜아크·우치다·사쿠라 같은 일본 브랜드 필기구를 수입·판매해왔다고 지적한다. 더 아픈 대목은 규모다. 그 자회사는 매출 209억원, 순이익 17억원을 올려, 모나미 연결 순이익 7억원을 웃도는 최대 캐시카우였다고 같은 매체는 전한다. 애국 마케팅으로 주가가 오르는 동안, 정작 회사의 이익 상당 부분은 일본 제품에서 나왔던 셈이다.

2019년의 경험은 지금도 유용한 참고가 된다. 그해 노재팬 때 사람들이 대체하려 한 대상은 미쓰비시연필의 유니·제트스트림, 파일럿, 제브라 같은 일본 프리미엄 필기구였다. 이들 일본 문구 기업은 대체로 흑자에 브랜드 프리미엄이 단단하다. 반면 국산 대체재로 지목된 모나미는 그때도, 지금도 저가·저마진 구간에 머문다. 애국 정서는 수요를 잠깐 국산으로 돌릴 수 있어도, 프리미엄 필기구를 찾는 소비자의 취향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 실제로 2019년의 급등도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글로벌 피어의 PER 숫자를 억지로 끌어오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배수를 본문에 박지 않는 게 내 원칙이다. 다만 구조만 말하면, 정서가 만든 국산 수요는 프리미엄 취향 앞에서 오래 버티기 어려웠다.

나는 이 사실을 모나미를 깎아내리려 꺼내는 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응원할 거라면, 이 회사가 ‘순수 국산 애국기업’이라는 단순한 서사보다 훨씬 복잡한 실체라는 걸 알고 응원하는 편이 낫다. 이건 도덕적 흠결이라기보다 사업 현실에 가깝다. 국내 문구 시장이 쪼그라드는데 일본 프리미엄 필기구 수입이 돈이 되니, 회사는 그걸 했다. 그게 자본주의다. 다만 그 실체를 모른 채 ‘애국’이라는 단어 하나로 주식을 사는 건, 내가 보기엔 응원이 아니라 오해다. 그래서 나는 볼펜은 응원의 마음으로 사되, 주식은 이 두 얼굴까지 계산에 넣고 관망한다.

모나미 주가 관찰 기준점이 될 본업 문구 사업
작업대 위 모나미 필기구 — 사진: 대한민국 정부 Flickr,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그래서 내가 모나미 주가에서 기다리는 것

나는 이 종목을 매매 대상이 아니라 관찰 대상으로 뒀다. 시가총액이 코스피 대형주 근처에도 못 가는 소형 적자주라, 여기에 매수·보유 스탠스를 내지 않는다. 대신 관찰자로서 기준점 몇 개를 미리 적어둔다.

첫째, 흑자 전환 여부. 이 회사의 진짜 문제는 시총이 아니라 4년 적자다. 나는 화장품 ODM 같은 신사업이 3분기(11월 발표)·4분기에 영업손실 폭을 줄이는지, 나아가 흑자로 방향을 트는지를 본다. 돈쭐이 아무리 뜨거워도 손익계산서가 빨간 글씨인 한, 주가는 결국 그 무게로 되돌아온다.

둘째, 시총이 자력으로 규정선 위에 남는가. 지금 500억원대 시총은 응원이 밀어 올린 값이다. 응원이 식은 뒤에도 시총이 300억원, 내년 기준 더 높아질 하한 위에 이익의 힘으로 머무는지가 관건이다. 뉴스스페이스도 “근본적인 실적·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상장 유지 기준을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짚었는데, 나도 같은 지점을 본다.

셋째, 소형주 특유의 변동성. 유동성이 얇은 종목은 좋은 뉴스 다음 날 특별한 악재 없이도 급락하곤 한다. 소수의 매도만으로 호가가 밀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급등주는 거래소의 투자경고·거래정지 같은 제도적 브레이크가 언제든 걸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얼마나 더 오를까’보다 ‘식었을 때 얼마나 빨리 빠질까’를 먼저 계산해 둔다.

넷째, 재무 안전판이다. 뉴스스페이스가 전한 대로 모나미의 유동비율은 100% 아래로 내려갔고 단기차입금은 732억원이다. 1년 안에 갚거나 갱신해야 할 빚이 그만큼이라는 뜻인데, 적자가 이어지는 회사에 이 숫자는 가볍지 않다. 돈쭐로 시총이 커지면 유상증자 같은 자본 조달의 문이 넓어질 수는 있다. 다만 그건 응원해준 주주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이 회사가 늘어난 시총을 빚을 줄이는 데 쓰는지, 아니면 새 주식을 찍어 조달하는 데 쓰는지를 지켜본다. 전자라면 응원이 체질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고, 후자라면 응원이 언젠가 물량이 되어 되돌아온다. 응원의 돈이 부채를 갚는지 희석으로 흩어지는지 — 그 갈림길을 나는 본다.

돈쭐로 상폐 문턱을 넘긴 회사는 이번에 둘이다. 게맛살 한성기업과 국민 볼펜 모나미. 겉보기엔 같은 사건이지만, 나는 둘을 다르게 본다. 한성기업은 얇게나마 흑자였고, 모나미는 4년째 적자다. 응원이 만든 시총을 실적이 이어받아야 하는 건 둘 다 같지만, 그 바통을 받을 실적의 체력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같은 돈쭐이라도 모나미 쪽에 더 큰 물음표를 단다. 응원의 크기가 아니라 받아낼 이익의 유무가, 두 회사의 그 다음을 가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 가설이 바뀌는 조건도 적는다. 만약 신사업이 실제로 이익을 내며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고, 그 흑자로 시총이 규정선 위에 자력으로 선다면, 그때는 이 회사를 ‘응원이 살린 종목’이 아니라 ‘체질이 바뀐 종목’으로 다시 펼쳐 볼 것이다. 반대로 응원이 식고 적자가 이어지며 시총이 다시 규정선을 위협한다면, 이번 급등은 훈훈한 한 편의 해프닝으로 내 일지에 남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나는 숫자를 기다린다.

볼펜은 응원, 주식은 관찰

정리하면 이렇다. 나는 모나미라는 회사를 응원한다. 송재화 사장이 손편지로 “여러분이 지켜주신 이 자리를 발판 삼아 더 좋은 제품과 진정성 있는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적은 그 마음을(한국일보 보도), 국민의 응원이 진짜로 상장 지위를 구해준 그 장면을 나는 좋게 본다. 시장이 늘 차갑기만 한 곳은 아니라는 걸, 이런 순간이 잠깐 증명한다. 그래서 나는 계좌 대신 필통으로 응원한다. 모나미 153을 사고, 주변에 권하고, 신제품을 써본다 —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돈쭐이다. 송 사장이 손편지에서 약속한 ‘진정성 있는 품질’은 나에게 결국 하나의 숫자로 번역된다. 신제품이 잘 팔려 국내 문구 매출이 다시 늘고, 그 매출이 이문을 남기는 것. 응원은 첫 달의 매출을 만들어줄 수 있어도, 두 번째 달부터는 제품이 스스로 팔려야 한다. 나는 그 두 번째 달의 숫자를 본다. 그 숫자가 좋아지면, 그때는 내 필통이 아니라 내 계좌도 이 회사를 다시 볼 것이다.

다만 그 응원을 주식 계좌로까지 옮기지는 않았다. 4년 적자와 두 얼굴을 다 본 뒤에는, 볼펜을 사는 손과 주식을 사는 손이 같을 수 없었다. 응원은 소비자의 결정이고 매매는 투자자의 결정이며, 특히 이 종목에선 그 두 저울의 눈금 차이가 크다. 이 일지는 내가 보려고 쓰는 기록이다. 누가 훔쳐보고 153을 한 자루 더 사든, 이 회사를 다르게 판단하든 그건 각자의 몫이다. 나는 다만, 국민의 응원이 규정을 넘긴 이 여름을 그대로 남겨두고, 11월 3분기 숫자로 답을 맞춰볼 생각이다. 구체적으로는 3분기 보고서 첫 줄에서, 영업손실 폭이 전년보다 줄었는지와 화장품 신사업 매출이 의미 있게 올라왔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응원이 흑자로 남았는지, 아니면 볼펜 한 자루의 온기로만 남았는지. 필기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도, 좋은 회사가 끝까지 살아남는 방식은 결국 숫자로 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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