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기업 주가 상한가, 나는 게맛살을 응원하되 안 샀다
30초 요약 — 한성기업 주가가 2026년 6월 26일 장중 3,945원(머니투데이 보도)에서 열흘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25년간 6·25 유엔 참전용사 음악회를 후원해온 사실이 SNS에 퍼지면서 “돈쭐(돈으로 혼쭐)” 매수 운동이 일었고, 7월 9일·10일 이틀 연속 상한가가 나왔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코스피 상장폐지 심사선(300억원) 아래에서 그 위로 올라섰다. 미리 밝혀두면, 나는 이 회사를 좋아한다. 크래미는 앞으로도 계속 사먹을 거고, 이런 회사라면 돈쭐 대열에도 기꺼이 낀다. 다만 주식은 안 샀다 — 응원과 매매는 다른 저울이고, 솔직히 나는 이 변동성을 담을 그릇이 못 된다. 그래서 계좌 대신 장바구니로 응원한다. 그런데도 이 장면은 따로 기록해 둘 가치가 있다고 봤다. 감정이 규정을 움직인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목차
한성기업 주가에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사실관계부터 내 손으로 다시 세워봤다. 한성기업(003680)은 코스피 상장 식품업체다. 여기서 첫 번째 오해를 짚고 간다. 나도 처음엔 “게맛살 회사면 코스닥이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코스피다. 이 구분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 뒤에서 다시 나온다.
주가는 오래 눌려 있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로 최근 1년 최저가는 3,900원대, 6월 26일 장중 최저 3,945원을 찍었다(머니투데이 보도 기준). 그런데 7월 초부터 흐름이 돌변했다. 7월 1일 4,300원 안팎이던 주가가 9일과 10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밟으며 8,000원대로 올라섰고(헤럴드경제 보도), 내가 이 글을 쓰는 7월 14일 종가는 11,170원이다. 6월 저점과 비교하면 약 열흘 거래일 만에 세 자릿수 상승률, 저점 대비로는 두 배를 훌쩍 넘겼다.
시가총액으로 옮겨 적으면 그림이 더 선명하다. 발행주식 약 621만 주에 저점 주가를 곱하면 시총은 260억원 안팎이었다(머니투데이 267억·헤럴드경제 257억 보도). 그게 7월 10일 8,000원대에서 525억원으로 불어났고(헤럴드경제 보도), 7월 14일 11,170원 기준으로는 약 694억원이다. 나는 이 시총을 발행주식수 × 주가로 직접 역산해 맞춰봤다. 621만 주 × 11,170원 ≈ 694억원. 숫자는 맞는다.
수급의 결도 흔한 테마주와는 달랐다. 이번 매수의 주체는 기관도 외국인도 아니었다. 내가 확인한 외국인 지분율은 2%가 채 안 되고, 신용융자 잔고 비율도 1%대로 낮다. 다시 말해 빚을 내서 달려든 투기 자금이 주도한 급등이 아니라, 개인이 현금으로 사들인 매수세가 주가를 밀어올린 구조에 가깝다. 이 점은 뒤에서 다룰 ‘지속성’ 질문과 직결된다. 빌린 돈이 아니라 응원의 돈이라면, 그 돈은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한성기업 주가에 개미가 몰린 이유 — 참전용사, 그리고 돈쭐
불을 붙인 건 실적 공시가 아니라 한 장의 미담이었다. 한성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25년간 6·25 유엔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SNS에 퍼졌다(머니투데이·한국경제 보도). 화려한 마케팅도, IR 자료도 아니었다. 조용히 사반세기 동안 해온 일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반응은 한국 인터넷 특유의 방식으로 왔다. “돈쭐을 내자” — 좋은 일을 한 회사에는 돈으로 보답하자는 구매 운동이다. 누리꾼들은 한성기업의 게맛살 브랜드 ‘크래미’를 사서 인증글을 올렸고, 그 응원이 제품 구매를 넘어 주식 매수로까지 번졌다. IB토마토는 이 열풍에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비 운동이 그대로 주가 매수 운동이 된, 흔치 않은 장면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대목에서 잠깐 창을 닫고 냉장고를 열었다. 크래미는 내 유년의 맛이다. 김밥 옆구리에 끼워 먹던, 분식집 라볶이에 올라오던, 그 붉고 흰 결 그대로의 게맛살. 25년이면 내가 그 게맛살을 처음 먹었을 무렵부터 이 회사가 참전용사 음악회를 후원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나는 크래미를 몇 개 샀고, 앞으로도 냉장고에 떨어뜨리지 않을 생각이다. 이런 회사라면 나도 기꺼이 돈쭐 대열에 낀다 — 그건 조금도 아깝지 않다. 다만 주식은 사지 않았다. 응원은 장바구니로 하는 것이고, 주식은 또 다른 문제다.

나는 왜 응원하면서도 한성기업 주가를 안 샀나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나는 돈쭐이 시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오히려 이런 연대는 우리 시장의 좋은 얼굴이라고 본다. 나부터 그 대열에 낀 사람이다. 다만 소비자로서의 응원과 투자자로서의 매수는 다른 문제고, 솔직히 나는 이 주식의 변동성이 무섭다.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돈쭐은 주가를 올렸지, 마진을 올리지 않았다. 나는 감정과 손익계산서를 섞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회사의 본업 숫자를 그대로 옮겨 적어본다. 2025년(작년) 실적은 매출 3,184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 4.2%, 영업이익 47.0% 감소한 수치다(머니투데이 보도). 매출은 3천억을 넘는 어엿한 규모인데,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1.8% 남짓이다. 순이익은 2억원 수준. 열 개를 팔아 이문 몇 푼이 남는, 전형적인 저마진 식품 제조업의 얼굴이다.
이건 한성기업만의 흠이 아니라 게맛살·어묵 같은 수산가공업 자체의 체질이다. 원재료인 명태 연육(수리미)은 대부분 수입에 기대고, 환율과 원어가에 마진이 출렁인다. 유통은 대형마트·편의점이라 납품 협상력이 제조사에 불리하다. 그래서 이 업종은 매출이 커도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 초반에 눌리는 경우가 흔하다. 한성기업의 1.8%도 그 궤도 안에 있다. 나는 이 구조를 알기에, 돈쭐 한 번으로 이 체질이 바뀔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게맛살 시장 안에서의 위치도 짚어둔다. 크래미는 국내 게맛살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지만, 이 시장은 한성기업 혼자 쓰는 무대가 아니다. 사조대림·CJ제일제당 같은 대형 식품사가 자체 게맛살·수산가공 브랜드로 같은 매대에서 경쟁한다. 다시 말해 크래미의 해자는 ‘기술 독점’이 아니라 ‘오래된 브랜드 인지도’에 가깝다. 인지도 해자는 소비자의 습관이 살아 있을 때 강하고, 더 싼 대체품이 바로 옆에 놓이면 생각보다 쉽게 흔들린다. 돈쭐이 그 인지도를 잠깐 최고치로 끌어올린 건 맞지만, 매대에서의 가격·맛 경쟁까지 대신 이겨주는 건 아니다. 나는 이 브랜드 해자를 인정하되 과대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더 뚜렷하다. 내가 조회한 지표 기준 현재가의 PER은 400배가 넘는다. 이건 회사가 갑자기 400배 비싸진 게 아니라, 순이익이 워낙 얇아서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배수가 폭발하는 구조다. 반대로 PBR은 0.96배로 1배 아래, 주당순자산(BPS)은 1만1천원대다. 즉 이 회사는 ‘돈을 잘 버는 회사’로 재평가받은 게 아니라, ‘자산가치 근처까지 주가가 회복된 회사’에 가깝다. 나는 이 차이를 늘 구분하려 한다. 이익이 끌어올린 주가와 감정이 끌어올린 주가는 버티는 힘이 다르다.
물론 반대편도 정직하게 적는다. 올해 1분기(2026년 1~3월)는 결이 조금 달랐다. IB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안팎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0억원으로 약 11% 늘었고 순이익은 19억원으로 76%가량 급증했다. 무엇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1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돈쭐이 붙기 전에 이미 수익성은 바닥을 다지고 있었다는 신호다. 이건 내가 무시하지 않으려는 데이터다. 다만 1개 분기로 추세를 단정하진 않는다.
돈쭐이 규정을 넘긴, 드문 장면
여기서 이번 사건의 진짜 특이점이 나온다. 이건 단순한 테마주 급등이 아니다. 개미의 애국심이 ‘시가총액’을 통해 ‘상장폐지 규정’을 건드린, 내가 본 중 가장 희귀한 인과다.
사정은 이렇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사 질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로 2026년부터 상장 유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헤럴드경제·한국경제 보도를 종합하면, 이달 1일부터 코스피는 보통주 시가총액이 300억원 미만이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되고, 이 기준은 내년부터 500억원으로 더 높아진다. 종전의 시총 하한(50억원대)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팔라진 문턱이다. 앞서 봤듯 한성기업의 시총은 7월 1일 260억원 안팎, 즉 새 심사선(300억원) 아래였다. 규정만 놓고 보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던 자리였다.
그런데 개미들이 미담에 반응해 주식을 사들이자, 시총이 300억원을 넘어 7월 10일 525억원까지 불었고(헤럴드경제·이데일리 보도 종합), 앞서 내가 역산한 대로 7월 14일 기준으로는 690억원대다. 사람들이 게맛살을 응원하려고 누른 매수 버튼이, 결과적으로 이 회사를 상폐 심사선 위로 밀어 올린 것이다. 감정이 규정을 움직였다. 나는 시장을 오래 봐왔지만, 소비자 정서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규제 생존선을 넘겨버린 사례는 손에 꼽는다. 이 장면 자체가 기록할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한 가지 더, 이번 일은 앞으로 비슷한 ‘시총 미달’ 기로에 선 소형 상장사들에게 하나의 선례가 된다. 회사의 선행이 알려지면 소비자가 주주로 전환해 상장 지위를 구해줄 수 있다는 것. 다만 그 반대도 성립한다. 선행이 없거나 알려지지 않은 회사, 혹은 정서가 식어버린 회사는 같은 규정 앞에서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 나는 이 비대칭을 눈여겨본다. 미담은 재현하기 어렵고, 규정선은 내년에 500억원으로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여기서 한 가지를 냉정하게 덧붙인다. 규정선을 넘긴 것과 규정선 위에 ‘머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장폐지 심사는 특정 시점의 시총만이 아니라 일정 기간의 유지 여부를 본다. 응원이 만든 시총은 응원이 식으면 되돌아올 수 있다. 지금 넘겼다는 사실이 곧 안전지대에 들어섰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이게 내가 흥분을 눌러 적어두는 이유다.
돈쭐이라는 현상 자체도 나는 한 발 떨어져 본다. 불매(보이콧)는 화가 난 사람이 오래 기억하지만, 응원(바이콧)은 뿌듯함이 채워지는 순간 그 목적을 다한다. 한 봉지를 사서 인증하고 나면 마음의 빚은 갚아진 셈이라, 같은 사람이 매주 크래미를 장바구니에 담을 이유는 그만큼 옅어진다. 감정 소비의 반감기는 생각보다 짧다는 게 내 경험칙이다. 이건 이 회사를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정서로 만들어진 수요를 실적으로 옮겨 적을 때 내가 늘 깎아 두는 할인율이다.
비슷한 결의 사건을 세계에서 찾자면 ‘바이콧(buycott)’이 있다. 미국에선 2020년 히스패닉 식품기업 고야푸드를 겨냥한 응원성 대량 구매가 있었고(고야는 비상장이라 주가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반대로 2023년 버드라이트 불매처럼 정서가 매출과 주가를 끌어내린 사례도 있다. 게맛살(맛살·surimi)의 원조 격인 일본 스기요 역시 비상장이라 배수 비교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글로벌 피어의 PER 숫자를 억지로 끌어오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는 배수를 본문에 박는 건 내 원칙에 어긋난다. 대신 이렇게만 정리한다. 정서가 만든 수요는 방향을 바꾸는 힘은 세지만, 방향을 유지하는 힘은 약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한성기업 주가에서 지켜보는 것
나는 이 종목을 매매 대상이 아니라 관찰 대상으로 분류했다. 시가총액이 코스피 대형주 근처에도 못 가는 소형주라, 나는 여기에 매수·보유 스탠스를 내지 않는다. 대신 관찰자로서 몇 개의 기준점을 미리 적어둔다. 나중에 복기하기 위해서다.
첫째, 돈쭐이 ‘재구매’로 남는가. IB토마토도 짚었듯, 일시적 관심이 브랜드 충성도와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나는 3분기(11월 발표)와 4분기 매출에서 크래미를 포함한 수산가공 부문이 실제로 반등하는지를 본다. 인증 이벤트가 지나간 뒤의 숫자가 진짜 답이다.
둘째, 시총이 ‘자력’으로 규정선 위에 남는가. 지금은 정서가 밀어 올린 시총이다. 응원이 식은 뒤에도 시총이 300억원, 나아가 내년 기준 500억원 위에 이익의 힘으로 머무는지가 관건이다. 감정이 빠진 자리를 실적이 채워야 한다.
셋째, 증권사 커버리지 공백. 솔직히 이 종목은 실명 증권사의 향후 추정치를 찾기 어렵다. 소형주라 셀사이드 리포트가 사실상 없다. 나는 이 공백을 숨기지 않고 적어둔다. 포워드 컨센서스가 없다는 건, 이 주가를 떠받칠 ‘수치 근거’가 미담과 수급 말고는 얇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당도 마찬가지다. 최근 배당수익률은 사실상 0%대로, 지금의 주가를 정당화해줄 현금 흐름상의 근거는 아직 얇다.
소형주라는 점도 관찰의 조건을 바꾼다. 하루 등락이 상·하한가로 출렁이는 종목은, 좋은 소식이 나온 다음 날 특별한 악재 없이도 급락하곤 한다. 유동성이 얇아 소수의 매도만으로도 호가가 크게 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종목을 볼 때 ‘얼마나 더 오를까’보다 ‘식었을 때 얼마나 빨리 빠질 수 있나’를 먼저 계산해 둔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이 급등에 제동을 걸어 한성기업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7월 13일 종가 대비 40% 이상 추가로 오르면 7월 16일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거래소 공시·서울경제 보도). 급등의 이면에는 이런 제도적 브레이크가 함께 따라붙는다. 관찰자에게도 이 변동성은 그냥 구경거리가 아니라 기록해 둘 조건이다.
내 가설이 바뀌는 조건도 함께 적는다. 만약 3·4분기에 수산가공 매출이 두 자릿수로 반등하고 영업이익률이 5% 선을 회복한다면, 그때는 이 회사를 ‘감정이 살린 종목’이 아니라 ‘실적이 돌아선 종목’으로 다시 펼쳐 볼 것이다. 반대로 관심이 식으면서 매출이 예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시총이 다시 규정선을 위협한다면, 이번 상한가는 한 편의 훈훈한 해프닝으로 내 일지에 남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나는 그 숫자를 기다린다.

응원과 매매는 다른 결정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나는 한성기업이라는 회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25년간 조용히 참전용사를 후원해온 기업이 하루아침에 상폐 위기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냉정한 시장에서도 드물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는 계좌 대신 장바구니로 응원한다. 크래미를 자주 사고 주변에도 권한다 —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돈쭐이고, 앞으로도 낼 생각이다. 다만 그 응원을 주식 계좌로까지 옮기지는 않았다. 주식 거래는 솔직히 무섭고, 이 변동성은 내 그릇 밖이다. 응원은 소비자의 결정이고, 매매는 투자자의 결정이며, 이 둘은 서로 다른 저울을 쓴다.
이 일지는 내가 보려고 쓰는 기록이다. 누가 이걸 훔쳐보고 크래미를 한 봉지 더 사든, 아니면 이 회사를 다르게 판단하든 그건 각자의 몫이다. 나는 다만, 감정이 시가총액을 움직여 규정을 넘긴 이 열흘을 그대로 남겨둔다. 그리고 3분기 실적이 나오는 11월 중순쯤, 이 페이지로 다시 돌아와 답을 맞춰볼 생각이다. 응원이 반복 매출로 남았는지, 아니면 게맛살 한 봉지의 온기로만 남았는지. 숫자는 감정을 기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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